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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어도 좋다??"

Written by. 정준   입력 : 2004-04-04 오전 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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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은 투표 안 해도 괜찮다. 60대·70대 분들은 이제 무대에서 퇴장할 분들이니까, 그 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지난달 2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지역 언론사 기자간담회' 직후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촛불집회의 중심에 젊은이들이 있었다. 이제 미래는 20대 30대들의 무대이므로 60대 이상 분들이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4·15총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열우당 정의장의 이 발언으로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열우당 정의장의 이 한마디에 전국이 열화처럼 들끓고 있다.

이 같은 망언이 매스컴에 보도되자 재향군인회에는 발언의 진위(眞僞)를 묻거나 항의와 울먹거림이 뒤섞인 60대 70대 역전의 용사들의 전화가 전국에서 잇따랐다. 문제의 이 발언은 자칫 묻힐 번했으나 한 기자의 노력으로 5일만에 도마에 오르자 그는 재빨리 시골 경로당을 찾아 사과하는 모습을 매스컴에 내보내는 등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노인폄하발언이 문제시 되자 2일 세실레스토랑에서  `60-70대 유권자 폄하' 발언과 관련, 한국 노인복지단체연합 등 4개 노인단체 대표들에게 사죄의 절을 올리고  있다./


그의 말대로 '60대 이상의 연로한 세대는 이제 나라 장래를 걱정할 권리도 없는 존재인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과연 20∼30대만의 문제인가' '멋모르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젊은 세대만이 이 시대를 끌고 갈 주역이란 말인가' '60대 70대가 땀과 눈물로 일궈 낸 성취와 애국심이 없었다면 오늘의 번영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정 의장은 이 모든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 우리는 그의 그런 제스처에 속아 쉽게 끝낼 일이 아니라, 그의 가치관 역사인식 지적(知的)수준을 검증하고 응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나라의 60대 70대는 과연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가. 민족분단과 전쟁 그리고 온갖 정치적 격동 속에서도 고도의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기반을 이룩한 주역이고, 6·25한국전쟁 당시 남침하는 북한인민군의 탱크를 육탄저지로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냈던 국민영웅들이며, 가난에 찌든 이 나라의 근대화를 위해 젊음을 바친 산업역군들이다.  

보릿고개가 연례행사처럼 인식되던 시절 민생고(民生苦)에 시달리며 한줌의 빵을 더 벌기 위해 불철주야 일해야했고, 대학을 나오고도 지원서류를 저(低)학력으로 위조하여 파독(派獨)된 후 지하 1km의 갱도에서 지열에 피부가 까맣게 타 들어가는 것도 마다 않고 광부로 또는 시체를 닦는 막노동 간호원으로 일하면서 외화를 고국으로 송금했던 인고의 세월을 보낸 역사의 산 증인이 아니던가.

그는 평소 선거일로 밭이랑 건너, 나룻배 타고 강 건너 투표장으로 향하는 촌노(村老)들을 보고서 '꼴불견'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어의(語義)를 제대로 알리 없을것 아닌가. 오늘의 20대 30대가 지난 오욕의 역사- 그 연장선상에 존재하고있음을 제대로 알고 있겠는가. 그의 역사인식과 지적수준 그리고 탤런트 정치인으로서의 속내가 이 발언으로 모두 드러났다.   

정의장의 발언은 이들 60대 70대가 보수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고 거여(巨與)형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예견한 '투표불참 권유'가 아닌가. 여당의장이라고 해서 자당(自黨)에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고 부모세대에게 '찬밥이나 먹어라'는 투나 다름없는 말을해도 무방할 것인가.

그것은 '보이지 않는 친북(親北)세력'의 손에 이끌려 나와 '의회 쿠테타'를 외친 순진한 촛불들의 연호(連呼)에 심취한 끝에 나온 안하무인격 오만함이고, 특정정당의 미디어나 다름없이 편파방송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서 드러난 방자함이며, 그리고 탄핵소추 표결 당일 의회에서 육탄방어 퍼포먼스를 벌여 그 결실을 독식했던 '포퓰리즘의 대성공'에 대취(大醉)한 자의 씻을 수 없는 불손함일것이다.

이토록 '할 말과 못할 말', '해서 좋을 말과 안될 말'을 구분 못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주어야 할 것인가. 어느 누구도 감히 할 수 없는 어이없는 말을 입에 담는 정치인에게 이 나라의 운명을 맡겨야 할 것인가. 한 나라의 발전이 노장청(老壯靑)의 협력과 조화 속에서 진정한 동력(動力)이 분출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자들의 손을 들어주어야 하는가. 세대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정도의 선을 넘어 역사인식이 그토록 미흡한 정치인에게 정권을 맡겨야 할 것인가.

여당의 대표이자 차기 지도자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하는 인물이 이럴 정도로 우리가 '인물난(人物難)'을 겪고 있는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것은 국민을 국리민복(國利民福)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오로지 '표밭'으로만 인식하는 무모함일 것이며, 정치인으로서 더 없이 경솔한 발언이다. 그는 돌이킬 수 없는 자충수(自充手)를 두었다.  

당장 눈앞에 닥친 4·15총선이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대표를 뽑는 이번 총선이 '탄핵 찬반 선거'로 변질되어 '정책 부제(不在)' '인물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터에 세대간의 갈등까지 불거질 것이 두렵다. 국민은 총선의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konas)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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