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표 얻자고 노인 박대하는 세상
Written by. 총선칼럼
입력 : 2004-04-03 오후 4:3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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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는 발언은 망언이다. 비록 鄭의장이 2일 사과 기자회견을 했으나 그렇게 끝날 일이 아니다. 鄭의장의 발언 속에는 중요한 인식의 문제점이 발견된다. 우선 "꼭 그분(60, 70대)들이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고 한 부분이다. 물론 선거는 국가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요한 행사다. 그렇다고 노인은 투표도 하지 말라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유권자들은 나이가 몇 살이든 투표권 행사를 통해 자신의 대표를 선출할 권리가 있다. 鄭의장과 열린우리당은 '말 실수'라고 덮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발언을 더 들여다 보면 실언이라는 해명에 의구심이 생긴다. 그는 문제발언을 전후해 장황하게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또 "20, 30대는 지금 뭔가 결정하면 미래가 결정되는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니 투표에 참여하는 게 이익"이라고 했다. 종합하면 鄭의장의 발언은 실수라기보다는 '젊은층의 투표율은 높아지고, 노년층은 낮아졌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젊은층에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 반면 노년층에선 그렇지 않다. 표를 의식한 세대 간 편가르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지역.이념.계층 간 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다. 여당인 동시에 총선 압승이 예상되는 열린우리당이 세대간 분열을 더해 의석을 추가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모르겠다. 鄭의장의 인식에는 또 하나의 중대한 오류가 있다.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20~30대만이 아니다. 60~70대는 한국의 오늘을 있게 한 개발연대의 견인차였다. 그들의 노련한 지혜와 젊음의 패기가 함께 합쳐져 미래를 창출해내야 한다. 마치 60~70대를 정치적 고려장으로 다루는 그의 인식에는 위태로운 젊음의 오만이 숨겨져 있다고 봐야 한다. 파문이 커지자 鄭의장은 노인정을 찾아가 큰절을 했다. 또 모든 열린우리당 지역구 공천자들에게 노인단체를 찾아가 사과하라고 주문했다. 말의 실수로만 돌리지 말고 정치적 인식을 바꿔야만 한다.(중앙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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