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후보지 장단점 비교
한국군 자이툰 부대의 대체파병지가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아 2개 지역으로 좁혀지면서 두 지역의 장단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 조사단은 이번 주말부터 파병 후보지에서 약 1주일간 실태조사를 벌인 뒤 최종 파병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치안=장병들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파병지를 고르는 데 있어 치안문제가 핵심 고려 사항이 될 전망이다.
우선 두 지역은 이라크내 다른 지역보다는 치안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그러나 두 지역도 나름의 위험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아르빌은 쿠르드족의 정치 중심지이다. 이 때문에 지난 2월1일 쿠르드 2개 정당 건물에 동시 폭탄테러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치 목적의 테러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 테러의 배후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두 정당의 정치이념에 반대하거나 종족갈등을 부추기려는 세력이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르빌에서는 쿠르드 민주당(KDP) 소속 민병대(페쉬메르가)와 비밀경찰 조직이 테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르빌을 찾는 외부인은 빈번하고도 까다로운 검문검색을 감수해야 한다.
술라이마니야는 아르빌보다 치안상태가 나은 편이다. 검문검색이 아르빌보다 훨씬 느슨하고, 밤거리도 다닐 수도 있을 정도로 평온한 도시이다.
다만 이란과 접경한 산악지대에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조직으로 미국 정부가 규정한 안사르 알-이슬람 추종자들이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술라이마니야시 외곽 바크라 조에 있는 군용 공항의 경계를 맡은 쿠르드 애국동맹(PUK) 소속 민병대는 지난 2월 초 안사르 알-이슬람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살라르 살마 공항경비대 부대장은 "쿠르드인과 아랍인 등 안사르 알-이슬람 조직원 3명을 공항 활주로를 파괴하려한 혐의로 2개월전 체포했다"며 "그것 말고는 전쟁 이후 특별한 테러사건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군에 대한 주민 호감도=우리 장병들이 임무를 안전하게 수행하려면 현지 주민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 지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 돼야 한다.
그러나 두 지역 똑같이 한국군 파병에 대한 호감도는 높은 상황이다.
이는 결국 외국 군대가 몰아낸 사담 후세인 정권의 수십년간 가혹한 탄압을 당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아소 셰이크 누리 술라이마니야 주지사는 "북부(쿠르드 자치지역)와 남부는 외국군을 대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쿠르드 지역은 외국군을 도움을 주는 친구로 여긴다"고 말했다.
하미드 무함마드(25.호텔 매니저) 씨는 "후세인의 압제를 종식시킨 미국과 동맹군에게 감사한다"며 "한국군이 도와주겠다고 오면 환영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숙영 여건 및 보급로=주둔지와 관계된 숙영(宿營) 여건은 장병들의 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파병지 결정시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현재 국방부는 아르빌에서는 도심 북서쪽 5㎞ 지점의 아르빌공항을, 술라이마니야에선 남서쪽으로 7㎞ 떨어진 바크라 조에 있는 공항과 그 맞은 편의 페쉬메르가 기지 주변을 숙영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군사용으로 조성된 아르빌 공항은 주변에 텐트설치 등 숙영지를 조성하기가 용이하고 시내에서 가까워 재건지원 활동을 하기에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 80년대 초 이란-이라크 전쟁때 군용기의 비상 이착륙을 위해 만든 바크라 조 공항은 당장 사용하려면 활주로 보수가 필요한 상태다.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민간공항으로 전환하는 공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술라이마니야 주정부가 군 기지로 내줄 지가 관건이다.
PUK 페쉬메르가 총사령부가 위치한 술라이마니야 외곽의 군 기지는 현재 미군들이 일부 사용중이다. 이곳도 주둔지로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 평가지만 페쉬메르가와 공동 주둔하는 모양새가 어떨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숙영지 선정과정에서 보급로 확보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주둔 가능성이 높은 곳이 활주로 보수가 필요한 상태이긴 하지만 모두 공항 주변이기 때문에 일단 보급로 확보 문제는 어렵지 않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양쪽 모두 100㎞ 가량 떨어진 키르쿠크 공항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항공편으로 운송하기 어려운 장비를 운반하는 측면에서 보면 어느 쪽이나 육로 접근로가 장거리로 용이하지 않다는 평가이다.
다만 아르빌은 평지 도로가 많고, 술라이마니야는 산악지형이므로 경사진 도로가 많은 차이점이 있다. 도로폭은 술라이마니야쪽이 여건이 다소 나은 편이지만 노면 상태는 재포장이 필요할 만큼 어느 쪽이나 불퉁불퉁하다.
◆재건 소요=정부가 파병지를 쿠르드족 자치지역중에서 선정키로 했기 때문에 애초부터 논란이 됐던 재건(Reconstruction)이란 말의 의미는 이제 건설재건 쪽으로 굳어지게 됐다.
쿠르드족 지역은 사실상 전쟁을 겪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역들은 직접적인 전쟁피해를 입지 않았는데도 20여년간 지속된 중앙 정부의 개발억제 정책으로 도로, 상하수도, 전력, 통신 등 모든 기간시설이 낙후해 있는 상황이다. 이는 양쪽 지역이 모두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재건소요가 크다는 의미이다.
이 때문에 아르빌이나 술라이마니야 쪽으로 굳이 파병해야 한다면 군인 규모를 줄이는 대신에 민간 부문을 많이 진출시켜 재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맞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병부대 편제 재검토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는 지적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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