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문제와 對北 제재 공조
5.7 한미정상 회담시 한·미연합사해체 계획취소 / 한·미원자력협정개정 전향적반응 기대
박근혜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을 종결짓는 결단을 내렸다. 북한이 일방적이고 선제적으로 공단 폐쇄를 단행해 그 운영이 불가능해지고 개성 잔류 기업 주재원들에 대한 식자재 반입마저 차단된 후 ‘국민 보호’ 차원에서 취한 불가피한 조치다.
그동안 개성공단은 몇 가지 고질적 특성으로 인해 국내외의 지대한 관심을 끌어왔다. 초기에는 한국의 자본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된 독특한 ‘남북경협’ 형태로서, 저임금으로 인한 생산성 제고와 자본주의 전파의 부수적인 효과가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연간 9000만 달러에 이르는 현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북한 핵(核)실험 이후 유엔 결의에 따른 국제적 대북(對北) 제재 공조에서 일탈(逸脫)하는 부정적인 면모를 드러냈었다.
또한, 북한 정권의 정치적 의도에 의한 불규칙적인 공단 차단·폐쇄의 반복으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지속할 수 없었고, ‘정경분리’ 원칙은 우리 희망에 그쳤다. 무엇보다도 3차 핵실험 이후 남북 무력 대치 국면에서 민간인들의 ‘인질화’ 개연성 때문에, 원칙과 소신 있는 대북정책을 펴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제 개성공단의 종결은 국가 안보(安保) 전략 차원에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남북관계 및 대북정책 방향에 있어서도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한편 개성공단 조치를 전후해 “남측 책임” “중대조치” 운운하던 북한이 한국 정부의 확고한 결정에 엉거주춤하면서 공단 지속에 미련을 갖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김정은 정권이 개성공단을 한반도 초(超)긴장 조성 전략에 활용하면서 특히 우리 사회 내부의 남남갈등을 유도하려 한 의도와 배경을 읽을 수 있다.
개성공단이 중단되면 123개에 달하는 입주 민간 기업이 큰 손해를 보게 돼 정부에 강력히 반발하고, 특히 종북(從北)세력을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대화’ 주장이 폭발해 대한민국에 큰 국론 분열과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북한은 예상했던 듯하다.
그러나 일부 반대 목소리가 있었긴 하지만 큰 틀에서 우리 사회는 정부 결정에 대한 광범한 지지와 내부 단결을 견지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3차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사태를 포함하는 일련의 대남 공세에서 김정은의 패착(敗着)이 분명해지고 급기야 그의 권력 기반이 약화돼 자칫 장성택 세력에 의한 대반격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있다.
‘두통거리’였던 개성공단이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능동적인 자세로 외교안보 및 대북 정책 프레임을 새로 짜야 한다. 그 요체는 한·미 중심의 실질적인 핵 억지 및 대북제재 공조에 기반을 둔 중국과의 전략적 협조관계 구축이다. 그동안 미국은 역대 한국 정부가 보여준 비(非)상호적·시혜 성격의 대북 지원정책에 일말의 의구심을 갖고 있었고, 개성공단이 그 중심에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는 이를 말끔히 해소함으로써, 현안으로 부상한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에 미국 측의 전향적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베 신조 정권이 과거 일본의 전쟁 도발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시대착오적인 역사 인식을 보이는 상황에서는 대일(對日) 견제 공조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5·7 정상회담에서는 안보체계의 근간인 한미연합사(聯合司)의 해체(전작권 전환) 계획을 취소하는 양국 정상 간 합의를 도출해내는 일도 시급하다. 북한의 무력도발과 일본의 역사왜곡이 겹쳐 다가오는 한반도 새 현실 앞에서 한미동맹에 기초한 한·미·중(韓美中) 협력 모델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일본과는 안보협력을 유지하되, 과거사 문제엔 원칙적으로 대처하는 투 트랙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konas) 본 내용은 문화일보에도게재됨(편집자 주)
홍관희(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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