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들을 잡지 않고는 '간접침략'을 물리칠 길이 없다
이명박이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있던 5년 원세훈은 줄곧 국정원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할 말이 있다고 우리 몇 사람에게 연락이 있어서 그의 집무실을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국정원이 국가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뿐 아니라 그 정보를 가지고 국가의 안전보장을 도모하게 하는 기관인 줄 ‘잘못’ 알고, “전국적으로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반국가단체가, 숨어서 또는 공공연하게, 날뛰고 있고, 우리들 눈에도 간첩들이 상당 수 암암리에 활약하고 있는데 왜 국정원은 속수무책입니까”라고 따졌습니다.
원세훈은 예의 바르고 온화한 성품의 인물임을 초면에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가 그 ‘중대한’ 우리들의 질문에는 애매모호한 대답을 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이명박은 어떤 인물입니까”라고 묻지도 않았는데 그는 “이명박은 위대한 대통령”임을 여러 번 강조함으로 우리를 크게 실망시켰던 일을 오늘도 기억합니다.
그런 이명박은 친구들과 낚시 다니며 퇴임 후의 한가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데, 이명박을 숭배하던 원세훈은, 까딱 잘못되면, 선거법 위반의 혐의를 받고 기소되어 법정에 서야 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감옥살이도 할 수밖에 없다니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종래의 중앙정보부나 안기부가 없이 이런 국정원만 가지고 과연 대한민국의 안녕질서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도 그렇습니다. 간첩들을 잡지 않고는 ‘간접침략’을 물리칠 길이 없습니다. 쥐를 잡지 않는 고양이는 집에 두고 애지중지 키울만한 여유가 없는 우리의 집안 살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원세훈이 감옥에 가게 된다면 그의 숭배의 대상이던 이명박이 나서서 그것만은 말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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