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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유엔공원에 묻힌 국군 60년 넘게 아무도 몰랐다

카투사 김찬중·반봉영씨 유해 60여년 만에 가족 품으로

Written by. konas   입력 : 2013-06-05 오후 7: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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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국군 카투사 전사자들의 정보를 60년이 넘도록 제대로 파악, 관리하지 않은 탓에 유가족들이 지금까지 유해를 찾아 '헛걸음' 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유가족들은 수년 전부터 정부의 유해 발굴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매년 "유해를 찾지 못했다"는 통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정부는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전사자 관리조차 허술하게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5일 국가보훈처와 유가족 등에 따르면 6.25 참전용사 고 김찬중 씨의 딸 김옥(70·여)씨는 최근 유엔기념공원으로부터 "아버지의 유해가 이곳에 모셔져 있으니 부산을 방문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6·25 전쟁에서 전사해 국가유공자로 인정을 받았지만 유해를 찾지 못해 현재 서울 현충원에 묘지 없이 위패만 모셔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8년 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국방부 유해발굴사업에도 참여해 자신의 혈액 등을 등록했지만 사업이 끝날 때마다 "아버지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는 통지서만 받아야 했다.

 김씨 아버지의 유해가 유엔기념공원에 안치됐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가 최근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현충일 추모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밝혀졌다.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카투사 유가족을 행사에 초청하기 위해 연락을 하던 중 일부 전사자 가족이 부친 묘지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김씨는 "전쟁 중 폭격으로 어머니마저 잃고 전쟁고아로 외롭게 자랐는데 아버님이 부산에 잠들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니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는다. 아버지 사망일조차 몰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제사를 지내지 못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8년여 전부터 정부로부터 '유해를 못 찾았다'는 통지를 매년 받았는데 어떻게 부산에 안장된 사실을 보훈처가 모르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번에 유엔기념공원에서 아버지의 유해를 찾게 된 유가족은 김씨 뿐만이 아니다.

 국군 카투사 고(故) 반봉영씨의 아들 반종수(75)씨도 최근 유엔기념공원으로부터 아버지의 유해가 공원에 모셔져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반씨 역시 수십 년간 국가유공자 보훈 수당을 받아왔지만 아버지의 유해가 부산에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매년 서울 현충원에 있는 위패를 찾아 참배해 왔다. 유엔기념공원에서 발견된 반봉영씨는 묘비에는 이름이 '방봉영'으로 잘못 기재돼 있었지만 가족들이 찾지 못해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향련씨는 다행히 관광 차 공원을 방문한 친척이 우연히 유엔기념공원에서 국군 카투사였던 아버지 고 홍옥봉 씨의 묘비를 발견한 덕분에 매년 이곳을 찾고 있다. 홍씨는 몇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도 아버지와 함께 유엔기념공원 묘역에 최근 합장했다

 유엔기념공원에서 묘지가 발견된 이들 3명은 모두 미2사단 소속 카투사로 1950년 9월 낙동강 전투에서 전사한 뒤 유엔기념공원 내 상징구역에 묻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들 3명의 전사 사실을 확인했으나 유골이나 시신은 찾지 못한 것으로 결론 내고 10만여 명의 전사자와 함께 서울 현충원에 위패를 봉안했다.

 유가족들은 5명의 무명용사를 제외하면 전사자의 이름, 계급, 사망일자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보훈처에서 해당 전사자의 보훈수당 수급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왜 지금까지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유엔기념공원 홈페이지에는 공원에 안장된 국군 전사자들의 이름과 군번, 묘비 사진 등 관련 정보가 모두 공개돼 있어 누구나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국군 카투사 전사자는 총 36명이며 이 중 현재 서울 현충원에 위패로 봉안된 사람은 17명이다.

 17명의 전사자 유해가 전쟁 직후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유가족들에게 유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통보하고 60년이 넘도록 서울 현충원에 위패만을 봉안해 왔다는 의미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전사자 명단에서 보훈 수당을 받는 유공자 2명을 추가로 확인해 유가족에게 연락을 해보니 한 분은 유엔기념공원 안장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 다른 유가족은 계속 연락 시도 중"이라며 "유해를 뒤늦게 발견한 유가족들이 원할 경우 대전 현충원 이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일이 발생한 원인을 파악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며 국방부 등 관련기관과 함께 또 다른 보훈 사각지대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konas)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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