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무제한적 관용과 옹호 - 민주노동당 집중해부(2)
Written by. 총선칼럼
입력 : 2004-04-10 오전 11:02:14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를 내세우는 점에서 차별성
민노당은 통일강령의 첫째 원칙으로 “민중이 주체가 되어 통일 조국을 건설한다”고 제시하고 있는데 과연 민중이 통일을 주도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아 그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가 어렵다. 다만 민노당은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국가보안법 등 냉전제도, 북한 낙인론과 같은 냉전의식, 북한을 적대화하는 냉전문화를 청산”, '주한 미군을 단기적으로는 감군 및 후방 배치하여 공격형보다는 방어형 등으로 개편하고,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철수시키는'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민노당이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기존의 다른 당(그들이 말하는 이른바 보수정당)들과 차별성을 갖게 된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주한미군 철수는 남한의 입장에서는 국방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 남북이 현실적으로 군사대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남한은 국방비를 대폭 늘려야만 한다. 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한의 군사력 약화라는 측면에서 당연히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하게 된다.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진보적이거나 민중주체적 통일을 지향한다기 보다는 북한에 특별히 유리한 주장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과 동일한 주장을 하면 안 된다는 기계적 발상이 아니라, 남북한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대목에서 북한의 이해관계를 옹호하는 것이 진보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노당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발표한 통일의 4대 방향을 보면, ‘정치영역에서의 상호 민주성 강화’라는 대목이 나온다. “통일을 이루는 첩경은 상호간의 정치제도를 형식적으로 유사화시키는 것보다는, 남북에서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에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민노당은 남한에 대해서는 사회민주주의로 간주되는 여러 가지 민주화 요구를 하면서 북한의 인권이나 민주화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안 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민주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런데 지금 북한의 인권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U가 중심이 되어 UN인권위에서 대북결의안을 추진할 정도로 국제적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는 인류 보편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화학무기 개발을 위해 사람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삼고 체제에 위협적인 인물은 재판도 없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거나 공개 처형하는, 통상적인 ‘인권 침해’를 뛰어넘는 것이다. 민노당이 북한의 명백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는 것은 북한정권이나 체제에 대해 무제한적인 관용을 베푸는 것이 진보의 표상처럼 간주되는 한국사회 일반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민노당의 북핵문제에 대한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검색해본 결과, 민노당의 자주통일위원장 최규엽씨의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이 확인되었다. 그는 한 토론회에서 “북한에 핵이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핵문제에서 증거 없으면 무죄이다', “핵시설(핵동력 가동장치)은 핵무기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에너지 개발의도이다. 북한은 경제개선조치를 통해 무역을 원하는데 미국이 봉쇄를 해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에너지 문제는 경제문제이자 생활문제이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에너지 개발이 아니라 핵무기 제조를 위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 스스로 인정한 바인데, 최 위원장은 그걸 애써 부정하면서까지 북한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 보유까지 공개적으로 시인했고, 근래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과 설비를 수입했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그런데 최 위원장은 북한에 핵이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입장과 민노당 전체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그가 통일분야의 집행책임자이기 때문에 단순한 개인의견으로 보기는 어렵다.
민노당의 무비판적 대북접근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갖는 노선이다. 북한 체제의 정당성과 안정성에 자신의 운을 거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유럽의 경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냉전시대 서유럽에서는 소련공산당의 정책에 대해 사회민주주의 계열은 일찌감치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반면, 공산당 계열은 시종 옹호하는 입장에 섰다. 공산당계열은 소련의 체코 자유화 요구에 대한 무력진압과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해서도 어물 쩡 넘어가는 태도를 보였는데, 결국 이들은 소련, 동구의 몰락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게 된다.
서유럽 사민주의 정당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사민주의를 취한다고 해서 현존하는 사회주의 국가를 무조건 옹호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런데 민노당은 북한문제에 있어서 명백한 사실조차 부정해가면서 감싸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흔히 친북노선으로 불리는 이러한 정책은 장기적으로 민노당의 권위를 높이기보다는 훼손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에 대한 진실이 밝혀짐에 따라 북한에 대한 무비판이나 적극적 옹호도 함께 비판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업코리아)
홍진표 (시대정신 편집위원)
그런데 주한미군 철수는 남한의 입장에서는 국방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득보다는 실이 많다. 남북이 현실적으로 군사대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남한은 국방비를 대폭 늘려야만 한다. 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한의 군사력 약화라는 측면에서 당연히 주한미군의 철수를 원하게 된다.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진보적이거나 민중주체적 통일을 지향한다기 보다는 북한에 특별히 유리한 주장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과 동일한 주장을 하면 안 된다는 기계적 발상이 아니라, 남북한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대목에서 북한의 이해관계를 옹호하는 것이 진보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노당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발표한 통일의 4대 방향을 보면, ‘정치영역에서의 상호 민주성 강화’라는 대목이 나온다. “통일을 이루는 첩경은 상호간의 정치제도를 형식적으로 유사화시키는 것보다는, 남북에서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에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민노당은 남한에 대해서는 사회민주주의로 간주되는 여러 가지 민주화 요구를 하면서 북한의 인권이나 민주화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안 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민주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런데 지금 북한의 인권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U가 중심이 되어 UN인권위에서 대북결의안을 추진할 정도로 국제적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는 인류 보편의 기본권 보장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 화학무기 개발을 위해 사람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삼고 체제에 위협적인 인물은 재판도 없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거나 공개 처형하는, 통상적인 ‘인권 침해’를 뛰어넘는 것이다. 민노당이 북한의 명백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는 것은 북한정권이나 체제에 대해 무제한적인 관용을 베푸는 것이 진보의 표상처럼 간주되는 한국사회 일반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민노당의 북핵문제에 대한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검색해본 결과, 민노당의 자주통일위원장 최규엽씨의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발언이 확인되었다. 그는 한 토론회에서 “북한에 핵이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핵문제에서 증거 없으면 무죄이다', “핵시설(핵동력 가동장치)은 핵무기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에너지 개발의도이다. 북한은 경제개선조치를 통해 무역을 원하는데 미국이 봉쇄를 해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에너지 문제는 경제문제이자 생활문제이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에너지 개발이 아니라 핵무기 제조를 위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 스스로 인정한 바인데, 최 위원장은 그걸 애써 부정하면서까지 북한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 보유까지 공개적으로 시인했고, 근래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고농축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과 설비를 수입했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그런데 최 위원장은 북한에 핵이 없다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입장과 민노당 전체의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그가 통일분야의 집행책임자이기 때문에 단순한 개인의견으로 보기는 어렵다.
민노당의 무비판적 대북접근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갖는 노선이다. 북한 체제의 정당성과 안정성에 자신의 운을 거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유럽의 경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냉전시대 서유럽에서는 소련공산당의 정책에 대해 사회민주주의 계열은 일찌감치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반면, 공산당 계열은 시종 옹호하는 입장에 섰다. 공산당계열은 소련의 체코 자유화 요구에 대한 무력진압과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대해서도 어물 쩡 넘어가는 태도를 보였는데, 결국 이들은 소련, 동구의 몰락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게 된다.
서유럽 사민주의 정당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사민주의를 취한다고 해서 현존하는 사회주의 국가를 무조건 옹호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런데 민노당은 북한문제에 있어서 명백한 사실조차 부정해가면서 감싸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흔히 친북노선으로 불리는 이러한 정책은 장기적으로 민노당의 권위를 높이기보다는 훼손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에 대한 진실이 밝혀짐에 따라 북한에 대한 무비판이나 적극적 옹호도 함께 비판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업코리아)
홍진표 (시대정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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