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에 총선관련 괴편지 2천여통 배달
특정정당.후보자 지지호소..경찰 수사착수
부자재투표를 하는 군 장병들에게 특정 정당 및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정체불명의 편지가 대량으로 우송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강원도 고성군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일 오후 이 지역 주둔 군부대 군사우체국으로부터 발신지와 발신자가 비슷한 우편물이 배달됐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한 결과 모 정당 및 이 정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 300여 통이 장병들 앞으로 온 사실을 파악해 고성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육군동해충용부대도 이날 예하 부대를 통해 점검한 결과 비슷한 편지들이 우송된 사실이 확인돼 본부를 비롯한 예하 3개 부대에서 괴편지 2천여 통을 회수했다.
군부대가 회수한 편지별 내용은 다소 차이는 있으나 "내가 아는 모씨가 이번 선거에 모정당 후보자로 나왔는데 정말 좋은 분이다. 지지해 달라"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이름과 주소가 표시된 편지도 일부 있으나 발신지 주소가 없고 이름도 "OO이가-" 형식으로 대부분 여성 성명을 사용한데다 `오빠' 또는 `아저씨'라는 단어를 사용, 젊은 여성이 편지를 쓴 것처럼 위장했다.
그러나 편지에 적힌 수신 장병 이름은 물론 소속 부대 사서함, 중대 및 소대, 계급까지 정확하고 지지를 부탁한 후보들도 해당장병들의 주소지 선거구 입후보자들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편지 발송처도 다양했다.
경찰은 발송자들이 군 장병들에 대해 상당히 정확한 부재자 정보를 갖고 이러한 편지를 발송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유출된 정보가 편지발송에 이용됐거나 특정 정당 및 특정 후보에 해를 주려는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용됐을 가능성 등에 염두에 두고 수사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문제의 편지가 영동권 전 지역 군부대에서 발견된 만큼 선관위를 통해 여러 경찰서에 수사 의뢰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경찰서와 공조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편지가 복사된 것이 많고 주소와 이름도 가명이거나 부정확한 것이 대부분이어서 발송지 우체국 소인을 단서로 수사에 나서야 하는 경찰로선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육군동해충용부대는 이들 서신이 선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 군의 엄정한 정치적 중립이 필요한 이라크 파병과 관련된 발송자들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판단, 문제의 편지를 전량 회수하고 있다.
군부대 관계자는 "선거를 앞두고 이상한 유인물이 반입될 가능성에 대비해 우편물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던 중 이 같은 편지를 발견, 조기회수 조치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편지에 거론된 정당 관계자와 후보자는 "편지 이야기는 금시초문으로 우리와 전혀 관계가 없고 모르는 일이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일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mom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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