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라는 안개 속에서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3-07-25 오전 9:05:42
옛날의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아야 먹고 살았습니다. 벼슬을 하고 먹고 사는 사람들은 극소수였고 물건을 만들거나 장사를 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도 몇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발달하여 오늘에 이르니 직업이 매우 다양해져서 상상도 할 수 없는 특이한 일을 하여 먹고 사는 사람의 수가 부쩍 늘어난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인기라는 안개만 먹고 잘 사는 사람들 중에는 연예인, 예술가, 운동선수, 정치인, 교사, 심지어 목사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인기가 떨어지면 먹고 살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 안개가 걷히면 쓸쓸해서 못 삽니다. 자살을 시도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자살에 성공하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인생의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기란 안개와 같은 것이라고 말로는 하지만 정말 그렇다는 사실을 분명히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인기 때문에 광고 찍는 데 팔려가서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게 번 돈은 그렇게 안개처럼 사라져버립니다. 다시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습니다.
텍사스 독립에 큰 공을 세웠고 그 뒤에는 텍사스를 미합중국의 주가 되게 하는 일에 크게 공헌한 샘 휴스턴은 ‘거품에 지나지 않는 인기’라고 개탄하면서 그는 소신껏 살았습니다. ‘Bubbles, bubbles of popularity’라는 말을 남기고 원칙 없이 현실과 타협하는 이들을 비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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