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장치 목격설'과 6자회담 전망
지난 2월말 제2차 6자회담의 합의사항인 실무그룹 회의의 개최 일정조차 합의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뉴욕타임스(NYT)의 파키스탄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북한 핵장치 목격' 보도가 향후 6자회담 논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가 주목된다.
현재로선 전망이 엇갈린다.
이중 칸 박사의 진술이 이미 한국.미국.일본이 이미 알고 있는 '그다지 새롭지 않은' 내용이어서 북핵 6자회담의 진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간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북한이 1∼2개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해왔고 한국과 일본도 이를 수용해왔으며, 북한은 부인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해왔고 1,2차 북핵 6자회담에서도 이 문제들이 쟁점으로 논의됐다.
따라서 "핵무기 장치 3개를 목격했고 HEU 프로그램용 원심분리기 설계도와 소수의 소형 완제품 원심분리기를 북한으로 선적했다"는 칸 박사의 진술은 그 이전에 비해 약간 보강된 내용이지만 그다지 폭발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것.
정부 고위 당국자는 14일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내용은 칸 박사가 목격을 근거로 한 것이어서 그 실체에 의문이 들고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관련한 언급도 이미 모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로 인해 6자회담의 향후 판세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고위관계자는 "지금 북핵 6자회담의 쟁점은 북한의 HEU 핵 프로그램 여부인데, 보도 내용은 플루토늄 얘기"라며 "이 보도 내용이 6자회담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있다.
고려대 아세아연구소 김연철 교수는 "칸 박사의 진술은 기존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러한 진술이 공개된 시점과 배경에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칸 박사 진술 보도가 미국의 유력지인 NYT에만 보도됐고 그 이후 AP, 로이터 등 세계 유수 통신사들이 이를 인용 보도한 점이 그간 사례로 볼 때 미 행정부의 '의도적인 정보 흘리기'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칸 박사의 대(對) 북한 핵무기 기술 유출이 알려진 것은 지난 2월초이고 그 이후 2개월 가량이 지난 점으로 미뤄 미국은 '칸 박사 파일'을 이미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추후 단계적으로 이를 풀어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최근 무장세력의 거센 저항으로 이라크 사태가 갈수록 꼬여가면서 11월 대통령 선거 지형이 크게 불리해진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북핵문제를 반전(反轉)의 기회로 삼기 위해 '칸 박사 파일'을 푼다면 향후 6자회담은 더욱 꼬여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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