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뉴스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한국군 재건지원 광역화 요청 배경과 전망

Written by. 코나스   입력 : 2004-04-14 오후 4:17:49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가 우리 군의 작전관할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또 만났다.

    이번에는 미군과의 공동주둔 여부가 쟁점으로 불거졌던 키르쿠크 사례와는 달리 한국군의 작전관할 지역이 엄청나게 넓어질 수 있다는 게 초점이다.

    정부는 지난 2일 미군이 권고한 대체 파병 후보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주(州)와 술라이마니야주(州) 중에서 한 지역을 골라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행사하며  평화재건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파병지 선정을 위해 조사단을 파견해 실사를 진행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군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쿠르드 사회가 새로운 제안을 들고 나왔다.

    한국 정부의 발표처럼 특정지역을 지정하지 말고 쿠르드 지역 전체의  재건지원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파병해 달라는 주문이 바로 그것이다.

    쿠르드 사회의 요청대로라면 3천600여명의 자이툰부대가 명목상 맡게 되는 작전관할 범위는 거의 경기도 면적의 4∼5배 크기에 육박하게 된다.

    ◆쿠르드 무엇을 원하나= 파병 후보지를 상대로 실태조사에 나선 국방부 조사단은 지난 12일 살라후딘의 쿠르드민주당(KDP) 중앙당사를 방문해 한국군 파병에 대한 쿠르드 사회의 입장을 들었다.

    아르빌에서 동북쪽으로 30㎞ 가량 떨어져 있는 고원도시인 살라후딘은 도후크를 포함해 아르빌주를 장악하고 있는 정당인 KDP의 근거지이다.

    한국 대표단을 접견한 파들 미라니 KDP 정치국 서기는  자이툰부대의  재건지원 활동 범위를 특정지역에 한정하지 말고 쿠르디스탄(쿠르드족 거주지역) 전역으로 확대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KDP의 고위 관계자는 한국 조사단 방문에 앞서 술라이마니야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제2의 쿠르드 정당인  쿠르드애국동맹(PUK)과  협의를 거쳐 이같은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군 작전, 즉 평화재건 활동 범위를 아르빌이나 술라이마니야 중  한 지역이 아니라 쿠르드 사회 전체로 넓혀 달라는 요청은 쿠르드 정치권의 공통된  입장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요구 배경= 이라크내 쿠르드 사회는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가 파병  후보지로 떠오른 이달 초부터 한국군이 펼칠 재건지원 활동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는  상태다.

    심지어 두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KDP와 PUK는 한국군 유치를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릴 만큼 쿠르드 사회는 자이툰부대가 오는 것에 호감을  갖고 있다.

    이는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비정부기구(NGO)의 왕성한  활동을  수반하게 되는 한국군 파병을 계기로 사회기간 시설 재건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쿠르드 지역은 사담 후세인 집권기를 거치면서 이라크 중앙정부의 오랜 개발 억제정책으로 모든 기간시설이 낙후돼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와 함께 쿠르드 지역의 통합이 이같은 요구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라크 쿠르드족 자치지역을 이루는  아르빌,  도후크, 술라이마니야 등 3개주 중 아르빌은 도후크의 행정시스템을 흡수해 단일 행정체계를 구축했다.

    또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와의 통합도 임박한 상태다.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는 현재 각각 행정수반인 총리(Prime Minister)와 자치지역내의 중앙정부에 해당하는 내각(Council of Ministers)을 구성해 놓고, 주(州) 정부를 내무부 산하로 두는 행정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들 2개주의 행정이 통합되면 총리와 각부 장관에 1명씩 임명되고, 내무부  산하의 주 정부(한국의 도청에 해당)가 자치행정 기능을 수행하는 체계로 바뀌게 된다.

    지난 91년 걸프전 이후 미.영 연합군의 도움으로 이라크  중앙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사실상의 자치를 누려온 쿠르드 지역은 KDP 51석, PUK 49석, 기타 5석 등 105석으로 이뤄진 단일 의회를 이미 2년전 구성해 놓은 상태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KDP와 PUK는 의회 통합에 이어 내부적으론 쿠르드  지역의 행정체계를 통합하기 위한 협상을 끝냈다"며 이라크의 전반적인 정치상황을  고려해 발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립된 국가형태의 쿠르디스탄이 탄생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의 선택은= 쿠르드 정치권이 제시한 이른바 작전지역 광역화 방안을한국 정부가 받아들일 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치안환경과 임무수행의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중 1개 지역을 파병지로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전지역을 쿠르드 지역 전체로 확대할 경우 한곳에 주둔지를 두고 활동영역을 넓히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의 면적만해도 3만1천여㎢로 남한 땅의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무수행의 편의 측면에서 볼때 작전지역 광역화를 하게 되면  분산주둔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여러 가능성에 대한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한 뒤 구체적인 파병계획을 짜겠다는 원칙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일을 계기로 군 당국이 파병지를 `선택한다'는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별반 차이도 없는 지역을 복수 후보지로 올리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아르빌이나 술라이마니야는 주둔 환경이나 임무수행의 편이성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비슷한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 현지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아르빌=연합뉴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