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억류 두살배기女兒 탈북가족 생사 갈림길
"강제북송은 안됩니다. 중국에서 체포된 두 살짜리 조카와 형님 내외 등 가족 6명이 하루 빨리 석방돼 한국에 오도록 도와주십시오."
지난달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북부 국경도시인 만저우리(滿洲里) 인근에서 몽골로 탈출을 시도하다 사살.체포.행방불명된 탈북자 24명 중에는 탈북자 한모(27.경기 광명시)씨의 가족 6명도 포함됐다.
이들 6명에는 한씨의 형님(30) 내외는 물론, 특히 이제 갓 돌을 지낸 두 살배기 조카(한국희.가명.여)가 끼어있어 이들의 조속한 한국행을 위한 외교 당국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씨는 18일 "탈북자 24명 가운데 6명이 몽골로 탈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형님 가족들은 두 살짜리 조카와 둘째 아이를 갓 유산한 형수님 등 몸이 불편한 식구들이 있어 체포자 명단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특히 "형님이 지난해 북에 있을 때 중국의 인편을 통해 국내로 보내왔다"며 뚜렷한 이목구비에 눈을 크게 뜬 채 '돌 빔'을 차려입고 반듯이 누워있는 조카 국희양의 돌 사진을 공개했다.
한씨는 "형님 내외와 함께 지난달 탈북하기 직전 국희가 전화 통화로 '삼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했었다"며 "국희를 한 번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 속 조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씨는 또 "형님이 지난달 탈북 이틀 전에 북-중 변방지역에서 중국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며 "그때 돌려 세웠어야 했는데..."라고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중국땅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한씨 가족의 운명은 기구함 그 자체다.
비극의 씨앗은 지난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씨가 아직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인 그 당시 한씨의 아버지가 고향인 중국에 무단으로 다녀오다 북한 당국에 적발돼 교화소에 수감된 것이다.
한씨의 아버지는 교화소에서 간수를 때린 혐의가 추가돼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는 옥중 사망했고, 끝내 한씨는 아버지의 얼굴 한 번 대면하지 못한 유복자가 됐다.
북에서 굶주림으로 큰 형마저 잃은 한씨는 어머니와 함께 지난 97년 중국으로 탈출했다. 하지만 한국행을 위한 브로커 비용이 넉넉지 않아 어머니를 중국땅에 남겨둔 채 재작년 3월 먼저 국내에 입국했다.
한씨는 이후 국내에서 어머니의 입국을 추진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고 어머니는 결국 지난해 8월 중국을 떠나 제3국으로 이동, 현재 은신 중이다.
제3국에서 떠돌고 있는 어머니와 중국에서 붙잡힌 가족 걱정에 한씨는 다니는 회사에 19일부터 시작하는 휴가를 냈다.
그는 "살길을 찾아 꿈에 그리던 자유의 땅으로 오려는 소망이 어찌 죄가 되느냐"며 가족들의 강제 북송만은 절대 안된다고 호소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지난 3일 새벽 탈북자 24명이 만저우리 부근에서 몽골로 탈출을 시도하다 1명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17명이 체포됐으며 6명은 몽골 국경을 넘어갔다는 사실을 중국 당국이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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