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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적행위가 통치행위인가?

Written by. 정창인   입력 : 2003-06-19 오후 4: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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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6·15 남북 정상 회담 3주년을 맞아 KBS1 TV ‘일요 스페셜’ 프로그램 특별 대담을 통해 “대북 송금 문제가 사법 심사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며 “국가와 우리 경제를 위해 수 십 년간 헌신한 사람들이 부정 비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법 처리 대상이 되고 있는 데 대해 당시 책임자로서 참으로 가슴 아픈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 정치권 인사들 또한 남북 정상 회담과 관련한 전 대통령의 행위는 통치 행위로서 사법 심사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

민주 사회의 기본은 법과 절차다. 목적이 절차를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가 목적을 정당화 시킨다. 아무리 좋은 뜻으로 일을 하여도 절차가 정당하지 못하면 불법이요 권한 남용이다. 민주 사회는 모든 사람의 인격권이 동등하다는 대원칙 위에 구성되었고 따라서 대통령도 법에 의해 주어진 정당한 권한만 행사하여야 한다. 권력이니 통치니 하는 말은 민주 사회에서는 통할 수 없는 말이다.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김정일 군사 독재자에게 불법으로 현금을 제공한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특검이 설치되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조사 대상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영 방송인 KBS의 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조사에 영향을 미칠 의견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사법 절차의 공정성을 해치는 부당한 행위다. KBS도 김대중 전 대통령 자신도 모두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하여야 한다. 아직 그 프로그램이 방송되지 않았으니 KBS는 방송을 취소하여야 마땅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가와 우리 경제를 위해 수 십 년간 헌신한 사람들이 부정 비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법 처리 대상이 되고 있는 데 대해” 가슴아프다고 표현하였는데, 이것도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발언이다. 사법적 심판의 대상이 반드시 “부정 비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주적인 북한의 군사 독재자에게 현금을 비밀리에 제공한 것은 국기를 문란케 한 불법과 이적 행위의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부정과 비리보다도 더 엄격하게 처리되어야 마땅하다.

어떤 측면에서 김정일에게 제공한 현금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면 정상참작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는 김정일의 군사 독재 체제만 강화시켜 북한 동포의 고통만 연장시켰으며 또한 북한군의 군비 확충에 그 돈이 쓰인 의혹마저 있다. 북한은 미그 전투기를 밀수하였는가 하면 핵무기도 보유하게 되었다. 만약에 이 돈들이 그러한 목적으로 쓰였다면 이것은 분명 이적 행위임에 틀림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 대한 섭섭함도 표현하였는데 국민의 정부의 대북 정책이 군사 독재자의 선의의 협력에 의존한 것이었다면 이 또한 무모한 정책이었음을 보여준다. 김정일이 협력하지 않아도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합리적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였어야 한다. 마치 검찰이 조폭 두목의 거짓말을 믿고 놓아 주었다가 망신을 당한 것과 같다. 사실 노벨 평화상을 김대중 전 대통령 혼자서 받은 것부터 문제였다. 김정일과 동시에 받을 수 없는 상이라면 그 상은 가치가 없다. 한반도의 평화는 일방적으로 달성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애당초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에 엄청난 액수의 현금, 달러화를 북한의 독재자에게 비밀리에 제공한 사실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정말 이 행위가, 그들이 주장하듯이 ‘통치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드라도, 공개적으로 국민적 합의 하에 이루어졌다면 문제의 심각성이 많이 줄어 들었을 것이다. 공개적으로 지원하였다면 북한의 합의 위반 행위에 대해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 영광을 위해 남북 정상 회담을 이용하였고 그것 때문에 비밀리에 현금을 제공하였기 때문에 그 동안 국민의 정부는 북한의 무리한 행동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 다니기만 하였다. 그것이 햇볕 정책이 퍼주기 정책으로 폄하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라는 엄청난 안보상의 대재앙이 발생하였음에도 이에 대해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대화만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무모한 대책에 매달리게 만들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남북화해와 민족공영의 토대를 다진 햇볕정책을 부정하는 대북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라든가 “특검이 통치권까지 소급대상화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 또는 “국가적 이익을 위한 통치행위를 사법적 잣대로 재단하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남북 화해나 민족 공영이 북한의 김정일 군사 독재 정권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이것은 역사의 퇴보다. 또한 통치 행위가 마치 일반적으로 인정된 대통령의 권한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도 구시대적 착각이다.


특검은 전 대통령의 정치권의 부당한 압력이나 영향력 행사에 시도에 굴복하여서는 안된다. 특검은 수사에 영향을 끼칠 그 어떤 발언이나 뉴스 보도도 금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하여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정치적 판단 없이 법에 따라 처리하여야 한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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