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좌로 가지 않는다"는 천명
한덕수 국무조정실장이 “총선 후 정부정책이 왼쪽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이헌재 경제부총리도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안팎에 우리 정책기조의 불변을 알리는 의미를 갖는다.
물론 그러한 발언은 4·15 총선 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세력이 의회 다수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외·경제 정책이 ‘좌파적’ 성향을 보일 것이란 국제사회의 우려에 따른 것이다.
사실 열린우리당의 진보 성향으로 보아 기존의 한미동맹이 ‘자주’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대북 정책에서는 보다 전진적인 정책이 펼쳐질 가능성이 지난 16대보다 커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민노당의 경우는 10억원 이상 재산가에게 부유세를 징수키로 하는 등 평등사회 구현에 힘쓰는 정강정책을 강조한다. 한국 사회가 유럽식 사회주의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이런 때 정부 고위 관료들이 나서서 기존의 한미 동맹과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강조하며 정책의 안정을 기하려는 시도는 시의적절하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시장경제체제 아래 성장과 분배의 조화를 강조해왔지만, 성장이 전제되지 않은 분배만의 역설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외 정책과 대북 정책 면에서도 변함없이 한·미·일 동맹을 중시하고 균형 잡힌 정책의 전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 고위 인사들의 그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감을 지우지 않는 시각이 있는 게 현실이다.
진보세력이 국회 과반을 점하고 개혁 성향이 짙은 초선 의원이 62.5%(187명)인 의회 구도는 기존 질서의 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가 대세라 하더라도 합리적인 변화가 긴요하다.
반미·친북이나 반(反)시장적인 정책 등으로의 급진적인 노선 선회는 오히려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국제사회의 불신을 높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세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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