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관련 김정일의 대담한 양보안’ 뭘까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방문에서 모든 것을 던져버리는 ‘올인 전략’을 제시했다는 관측이 베이징(北京) 외교가에 나돌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김위원장이 19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20일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과의 회담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진 북핵문제와 관련한 ‘대담한 양보안’. 양보안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외교소식통들은 양보안이 ▲선 핵포기 후 보상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폐기시 핵포기 가운데 하나일 것으로 추정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선 핵포기 후 보상은 북핵문제의 중재역할을 맡고 있다는 중국이 김정일체제의 안전을 담보해줄 수 있다면 핵포기를 선언할 수 있다는 카드다.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폐기를 전제로 한 핵포기는 일관된 북한 입장이다. 그럼에도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천명한다면 현실감을 훨씬 더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이 대담한 양보를 해야 할 이유는 적지 않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핵문제라는 현안을 먼저 푼다면 에너지 지원이나 식량 지원 등 경제문제는 자연스럽게 풀려나갈 것이라고 기대섞인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2년 7월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단행했지만 기왕의 경제난·에너지난에 인플레 현상까지 빚어져 형편이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북핵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경제회생을 가름할 대외무역과 국제사회의 지원이 사실상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했다는 설명이다.
베이징 외교가에는 이번 방중이 외형상 후진타오 총서기의 초청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김위원장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김위원장이 필요해서 이뤄진 방문이므로 북핵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모색했을 것이란 얘기다.
김위원장이 2001년 상하이 방문 등과는 달리 산업시찰은 최소화하고 중국의 핵심지도부와 연쇄회담을 가진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위원장은 장주석과의 면담석상에선 미국의 침공우려를 표시하고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포기를 설득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위원장의 이런 유화제스처에 대해 미 대선 때까지 핵위기 국면을 현상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중국도 북핵위기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북측의 성의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만큼 김위원장의 제안에 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테크노크라트(전문기술관료) 중심의 ‘제4세대’ 중국 지도부는 북핵위기의 조속한 해결이 중국의 안정에 긴요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중국이 김위원장에게 경제지원을 약속한 것은 중국의 북핵우려를 김위원장이 해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김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대규모 식량 및 중유 지원을 해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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