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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상황 악화는 美국방부 실수 탓"

Written by. 조선일보   입력 : 2004-04-23 오후 12: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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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신보수의 간판 '더 위클리 스탠더드' 빌 크리스톨 편집장 인터뷰

이라크 폭력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강경 외교노선을 뒷받침해온 이른바 '네오콘(Neocon.신보수주의자)'들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

네오콘들은 테러와 같은 미국이 직면한 새로운 위협은 ‘봉쇄’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선제군사공격을 통해서라도 이같은 위협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사회가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미국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미국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무력사용도 불사한다는 네오콘의 주장은 이라크전쟁에서 그대로 구현됐다.

작년 5월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신속한 승리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고 중동 민주주의의 시발점을 건설한다는 네오콘의 비전이 실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 감각이 약한 이상주의자 네오콘들이 이라크 상황을 오판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워싱턴의 한 회의에서 만난 네오콘들은 여전히 강경했고, 중동에 민주주의를 심는다는 ‘이상’으로부터 한 발짝도 멀어지지 않은 듯 했다. 도대체 네오콘들은 이라크의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네오콘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지난 19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네오콘 중 한 사람인 ‘더 위클리 스탠더드’ (The Weekly Standard) 편집장 빌 크리스톨을 만났다. 그는 네오콘들의 대부라 불리는 어빙 크리스톨의 아들이기도 하다. 그가 발행하는 잡지 ‘위클리 스탠더드’는 ‘네오콘들의 바이블’이라 불리며, ‘부시 행정부의 생각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잡지’라는 평을 듣는다.



◆ “우리에게 비밀은 없다”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신보수주의는 원래 30년 전 국내외정책에서 모두 보수화한 진보세력(liberals)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1970-80년에는 이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다. 몇년 전 신보수주의가 다시 등장했는데, 이들은 테러에 더 강경하게 대응하는 외교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독재자와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신보수주의는 강력한 미국의 존재가 세계평화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본다.”


-‘네오콘’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우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잘 조직된 그룹이 아니다. 우리는 대부분 언론인이나 시사해설가, 학자들이다. 우리가 믿는 것에 대한 글을 쓰고, 주장을 제기한다. 그러나 우리가 잘 조직된 운동(movement)을 한다거나, 우리들이 함께 무언가를 계획한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 밖에서 보면 응집력이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우리 내부에도 의견의 불일치가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네오콘들이 배후에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조종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잡지를 펴내고, 웹사이트에 글을 올린다. 비밀은 없다. 우리가 막후에서 뭔가 한다는 듯한 음모론이 있는데, 우리는 커튼 뒤가 아니라 앞에 있다. 거의 모든 것이 드러나 있고 숨기는 것은 없다.”


-당신이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잘 모르겠다. 나는 누군가의 주장보다는 진전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9·11 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더 강해져야 하고, 나중에 나서기보다는 미리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990년대 우리의 실수는 우리가 너무 수동적이고 천천히 움직였다는 점이다. 그 점을 고치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북한핵 문제가 주는 교훈은 당시 북한은 서명을 하고도 지키지 않는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그 어떤 것보다 ‘진전’이 중요하다. 9·11 테러 이후 많은 사람들은 우리의 주장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 주장의 일부가 현실과 맞아떨어졌고, 유용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네오콘들의 지도자는 누구인가.


“그저 언론인과 학자들 집단일 뿐 지도자는 없다. 부시 대통령이 지도자가 될 수도 있겠다.”



◆현 이라크 상황 악화는 국방부의 실수 때문


-이라크 폭력사태가 악화되고 전후 처리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이라크 전쟁은 네오콘의 오산이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우리도 부시 행정부가 전쟁을 다루는 과정에 대해 비판적이다. 특히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충분한 병력을 파견하지 않은 점을 비판해왔다. 일반적으로, 오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패배적이다. 어려운 시기다. 그러나 우리는 올바른 정책을 갖고 있고, 아직도 중동에서 무언가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동은 1년 반 전보다 더 안전해졌다.”


-이라크인들의 삶이 전쟁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보는가.


“그렇다. 우리가 안전을 지원해야 한다. 저항세력을 억누르고 이라크 전체를 평화롭게 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병력을 보내지 않은 것은 큰 실수다. 우리에게 문제는 있다. 그러나 아직 고칠 수 있다, 이라크는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 상황을 해결해야만 할 뿐이다.”


-그렇다면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 전체는 문제가 없는데, 국방부가 잘못해서 상황이 악화됐다는 뜻인가.


“그렇다. 물론 국무부도 그렇게 잘했다고는 할 수 없다. 국방부는 병력 규모를 잘못 판단했고, 너무 적은 병력과 돈으로 대응하려고 했다. 그래서 지금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병력만 증파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라는 의미인가.


“쉽지도 않을 것이고 간단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동을 둘러보라. 이란에서도 진전이 있었다. 개혁 세력이 강해졌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도 진전이 있었다. 나는 우리가 중동의 역학구조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라크에서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라크정책을 지지한다.”



◆중동 변화는 거대한 도전, 그러나 불가능하지 않다


-네오콘들은 중동이 궁극적으로 어떤 상태에 이르기를 바라는 것인가.


“9·11 이후 부시 대통령의 결심은 중동을 현 상태로 둘 수는 없다는 것이다.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한다. 극단주의와 대량살상무기, 테러는 늘어만 간다. 그래서 대통령은 우리가 개입해서 이 상황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결심한 것이다. 중동이 하루 아침에 ‘멋지게’ 변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그러나 한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의 경우를 보라. 민주주의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문제가 많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핵심은 진전이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가이다. 우리는 독재자와 이슬람 극단세력과 이란의 핵개발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네오콘들의 구체적인 중동변화 계획은 어떤 것인가.


“첫번째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이라크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란 개혁이다. 그 외에도 이집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파키스탄 등 문제가 있는 곳은 너무나 많다. 물론 엄청나게 거대한 도전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렵다. 그러나 다시 원래 궤도로 돌아가리라고 생각한다.”


-네오콘들은 현실을 제대로 모르는 이상주의자라는 비판이 있다. 이라크 전후 처리가 이처럼 어려운 것도 바로 네오콘들이 현실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니다. 우리도 현실을 안다. 행정부가 실수는 했다. 그러니까 증파하자는 것이다. 네오콘의 비판자들도 현실을 오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 예상대로 종족간 갈등이 일어나거나, 수니파와 시아파가 서로 싸우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 않은가. 이라크인들은 교육 수준도 높고 책임감도 강하다. 이라크인들이 민주주의적인 지배체제를 만드는 데 성공할 것으로 낙관한다.”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은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인들의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실토한 일이 있다. 미국이 지금 이라크에서 그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라크 저항세력의 움직임을 모두 테러로 모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방식이 아닌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 미국은 이라크 점령기간을 가능한 한 짧게 단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라크인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저항세력을 진압할 필요는 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 후에는 우리가 이라크를 지배하기를 원치도 않고, 영원히 이라크에 머물기를 원치도 않는다. 그러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패배할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6월 30일 예정대로 이라크에서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조장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선거는 중요한 단계다. 선거는 다른 것들을 정당화시킨다. 선거로 선출된 이라크인들이 있으면 미국 입장에서 더 좋은 일이다. 선거는 빨리 할수록 좋다.”


-이라크전의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가. 그것이 국제사회가 지원을 주저하는 이유가 아닌가.


“그것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둘러싼 단순한 의견의 불일치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현 정책을 고수할 것이고 다 잘 될 것이다.”


-이라크 상황 악화가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영향을 끼치리라고 보는가.


“부시 대통령은 재선될 것이다. 이라크에서 진전이 있고, 수렁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한 미국인들은 희생을 감당한다. 우리는 한국전에서 3만명의 미군을 잃었고, 베트남에서는 5만명이 희생됐다. 좋은 결과가 있다면 미국인들은 견딘다. 그것이 우리가 승리해야 하는 이유다.”


-미국인들이 날로 증가하는 미군의 희생을 어느 수준까지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정당한 명분이 있고, 사람들이 이 전쟁이 바보같거나 초점이 없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 미국인들은 큰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아니다. 아직도 놀라울 정도로 지지율이 높다.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못찾은 것은 문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50%가 넘지 않는가.”


-국제사회는 왜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적극 옹호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다른 나라들은 9·11 이후 미국이 느끼는 위협을 똑같이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중동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도 없고, 후세인과 싸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있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다른 국가들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나라들 입장에서, 그것은 자신들의 문제가 아니고,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니까 미국의 이익에 관련된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후세인이 있는 중동을 그대로 두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다. 우리는 승리해야 한다. 우리는 절대로 패배할 수 없다. 그것이 하한선이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은 요즘 이라크에 병력을 증파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케리는 대단히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지금 이라크에서 철수할 수 없다. 이라크 문제에 관한한 초당적인 지지가 이뤄지고 있다. 내일 당장 케리가 대통령에 당선되어도, 우리는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는다. 우리가 패배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히 해야 한다.”


-이라크문제가 장기화되면서, 부시 행정부의 북한정책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가.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부시 대통령의 입장은 북한의 핵확산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라크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부시 대통령이 행동하기를 주저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핵문제 진전을 위한 돌파구가 가까운 시일 안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문제 전문가는 아니니까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이 유일하게 북한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나라다. 중국이 북한에 충분한 압력을 가했는지, 그리고 미국이 중국에게 이러한 일을 하도록 충분히 요구를 했는지가 문제다.”



◆ “존경받는 것보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라크 전후처리와 민주화 과정을 유엔에 넘기고 미국은 철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가.


“유엔의 참여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엔이 얼마나 큰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유엔에 떠넘기고 이라크를 떠날 수는 없다. 진정한 병력과 희생, 노력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연합국들의 의무이다. 유엔이 무슨 마법은 아니지 않은가.”


-외국정부의 파병에 대한 입장은.


“도움을 받으면 좋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책임이다. 다른 국가들의 도움과 무관하게, 미군의 힘만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병력을 보내야 한다.”


-스페인 정부가 철군을 결정했고, 다른 국가들도 동요하고 있는데.


“불행한 일이지만, 그들의 결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페인이 이 결정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든지, 테러범들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스페인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근 이라크 상황 악화와 관련해서, 네오콘과 전통보수세력간의 갈등이 심화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동의하는가.


“좀 과장됐다. 하지만 원래 입장 차이가 있다. 전통적인 보수세력은 고립주의자들이고, 우리 네오콘들은 세계를 변화시키는데 관심이 있다. 그대로 두는 것은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과감하게 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바로 그런 입장이 미국이 오만한 일방주의 국가로 비난받는 이유이며 반미감정을 조장하는 원인이 아닌가.


“외교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불필요한 반감을 산 것은 외교적인 노력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다 잘 될 것이다. 이라크인들의 삶이 더 나아지는지, 중동상황이 더 좋아지는지, 테러가 더 줄어드는지, 그런 것이 중요하지 다른 국가들이 미국을 좋아하고 않고가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국제사회를 이끄는 것은 언제나 어려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른 나라로부터 존경받는 것보다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네오콘의 주요 인사들을 소개하면,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분야 정책결정자 그룹으로는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차관, 리처드 펄 전 국방정책위원장, 존 볼튼 국무부 차관,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 등이 있다.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네오콘에 속한다.

학계와 언론계에서는 프랜시스 후쿠야마와 엘리엇 코헨 존스 홉킨스대 교수, 도널드 케이건 예일대 교수와 그의 아들 로버트 케이건 카네기재단 연구원, 주간지 ‘위클리 스탠더드’편집인 발행인 윌리엄 크리스톨 등이 대표적이다.)

(워싱턴=강인선 특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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