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장평화전략에 속지 말아야
북한 국방위원회가 2014년 1월 16일 ‘남조선에 보내는 중대 제안’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1월 30일부터 설 명절을 계기로 서로 자극하고 비방 중상하는 모든 행위를 전면 중지하는 실제적 조치를 취할 것을 남조선 당국에 정식 제의 한다”고 밝혔다.
이어 2월말 실시 예정인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 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하며 “서해 5개 섬을 포함해 지상·해상·공중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는 모든 행위를 전면 중지하자”고 했다.
북한은 마지막으로 “핵 재난을 막기 위한 현실적 조치를 취해 나가자”면서 “이 중대 제안들이 실현되면 흩어진 가족 상봉을 비롯해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크고 작은 모든 문제가 다 풀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의도는?
우리 군 관계자는 “북한은 우리가 받을 수 없는 내용을 제안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제안을 들어주면 이산가족 상봉도 해줄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명분 축적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1월 16일 밤에 김장수 청와대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김관진 국방부장관, 류길재 통일부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김규현 외교부 1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북한 의도 분석과 큰 틀에서 대응 방향을 설정했다. 김 실장은 회의결과에 대해 인도를 국빈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월 17일 오전 외교안보부처별로 북한의 예상 시나리오를 평가했다고 한 소식통이 밝혔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 현재 진행 중인 동계훈련 일시 중단 ▲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전진 배치된 공격헬기 후방 배치 ▲ 대남 비방 전단 살포 중지 등의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의 대응은?
미국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1월 1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키-리졸브(KR) 및 독수리연습(FE) 등 한미연합 군사연습 중단을 거듭 요구한 것에 대해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1월 17일 오전 김의도 통일부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사실을 왜곡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계속하면서 여론을 호도하려는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북한 국방위원회가 전날 발표한 소위 ‘중대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핵 재난을 막기 위한 상호조치’를 언급한 것과 관련, “핵 문제의 본질은 바로 북한의 핵개발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며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면 지금 당장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김민석 국방부대변인은 1월 17일 정례브리핑에서 “(내달 말 시작되는)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은 2002년부터 연례적으로 해온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선제적 공격이라든지 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 북한의 위협에 대비한 군사훈련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중단하자고 하는 것은 정말 왜곡된, 말이 맞지 않는 이야기이다”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언급한 ‘자극 중단 선(先) 실천적 행동’과 관련, “그 부분은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북한의 상호비방 중단 제안에 대해서는 “우리는 북한을 비방하는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중지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서북도서 대비태세와 관련해서도 “우리 군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서북도서에 대해 군사적 보강 조치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서북도서에 대한 대비 및 방어조치는 계속 강화하고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중대제안에 대해 “사실을 매우 왜곡한 것이자 우리 국민으로 하여금 오해를 하도록, 논란을 불러일으키도록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된다”며 ‘남남갈등용’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이 한미 양국의 대응은 신속하고 명확했다.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했다.
추가로 해야 할 것은 없는가?
이번과 같이 한미 양국이 잘 대응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과거부터 화전양면전술(和戰兩面戰術)을 구사하고 있다. 무력적화통일(武力赤化統一)을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김정은은 이를 3년 내 완성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속아 넘어가고 있다. 북한은 2013년 1월~4월에 제3차 핵실험, 전쟁 직전까지 위기상황을 조성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북한은 5월부터 바로 화해국면(和解局面)으로 전환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꼬임에 속아 엄청난 손실을 안고 2013년 9월부터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유엔안보리 대북결의안 2094호(2013.3.7)의 제11항 “북한의 핵 또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될 수 있는 대량현금(bulk cash)을 포함한 어떠한 금융·여타 자산 또는 재원의 제공을 방지할 것을 결정한다”를 위반하는 것이다.
금년 들어 김정은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남협박(對南脅迫)과 위장평화공세(僞裝平和攻勢)를 혼합하고 있다. 우리가 분석한대로 무력도발 명분축척, 남남갈등 조장을 위한 목적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은 무력도발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위장평화전략(僞裝平和戰略)을 상당기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념해야 할 것이다.(konas)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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