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진보세력의 약진과 안보정책

Written by. 홍득표   입력 : 2004-05-03 오전 10:03:42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총선결과 한마디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63%에 달하는 초선의원 당선자, 13%의 여성의원 배출, 43%에 달하는 30~40대의 젊은 의원의 입성 등으로 국회의 물갈이가 그 어느 때보다도 대폭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44년 만에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제도권에 진입하였다.



또한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당선자의 비율이 14.8%에 이르고, 학생. 노동운동 을 주도했던 소위 ‘운동권’ 출신이 67명으로 전체의원의 22%를 차지했다고 한다.



17대 국회의원 당선자에 대한 모 일간지와 방송사의 이념성향과 정책노선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그 동안 보수성향이 지배했던 국회가 보-혁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7대 총선결과 보수 세력은 약화되고 진보세력은 약진하였다. 국가보안법에 대하여 15%정도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나머지는 개정 대체 폐지를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으며,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하여 열린우리당은 70%가 철회를, 한나라당은 90%가 파병찬성을,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전원 파병을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 23일 17대 국회 개원 즉시 이라크 파병철회 동의안을 제출하겠다고 한다.



17대 국회의 대폭적인 물갈이, 진보성향 의원의 대거 당선, 진보정당의 제도권 진입 등으로 국가안보 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정당 간 국가안보 정책에 대하여 현저한 시각차를 보일 것이 확실시 된다. 같은 당내에서도 실용파와 이념파, 대북관 변화파와 옹호파 등 정체성 논란이 한창인 데 진보적 성향의 의원이 많은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과 중도와 중도보수 성향이 많은 한나라당간 안보정책에 대한 견해차를 조정하는 것이 쉬울 것 같지는 않다. 

진보세력이 국회에 다수 등장한 시대적 변화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 온 보수세력이 약화되고 진보세력이 강화되는 이념적 성향의 교체가 이루어진 것은 시대적 산물이요, 국민의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이념적 성향을 자신의 이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자기의 입장이나 주장은 절대 옳고 상대방의 것은 틀렸다고 인식한다면 이는 민주사회의 필수요건인 다양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또한 반대자나 다른 이념의 소유자를 관용해야 하는 민주시민의 기본 덕목을 저버리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엄격한 아버지와 인자한 부모처럼 이제는 상호균형이 필요한 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 듯 보수와 진보가 상호 균형과 견제를 이룰 때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 조지 레이커프(G. Lakoff)는「도덕의 정치」에서 보수주의자의 세계관을 ‘엄격한 아버지(strict father)모델’에 진보주의자를 ‘인자한 부모(nurturant parent)모델’에 비유했다. 새가 한 쪽 날개만 성하고 다른 날개가 약하다면 제대로 날 수 없다.



엄격한 아버지나 인자한 부모 모델 중 어느 한 쪽 모습만 보여도 자녀가 올바로 자랄 수 없다. 이념적으로 양극화되거나 한쪽으로 편향된 정책은 사회의 균형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특히 안보정책에 관하여 의원상호간 정당간 지나치게 경도된 이념성향이나 극단적 대립은 국가이익에 결코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대북한 경제지원에 있어서 한국이 엄격한 아버지 노릇만 해서도 또는 인자한 부모 노릇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17대 국회가 개원되면 이라크 추가파병 철회동의안 처리문제, 국가보안법 개폐문제, 북한 핵개발 해법, 북한경제의 지원, 대미외교 등에 대한 다양한 시각차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안보정책에 있어서 극단적인 보수색체나 진보성향의 접근보다는 조화로운 입장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파적 이해나 개인의 이념적 성향보다는 국익과 국가의 장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보정책에 관한한 감상적 이상주의적 접근보다는 합리적 현실적 접근이 요구된다. 엄격한 아버지와 인자한 부모간 건전한 정책대결을 기대한다. (konas)


홍 득 표(인하대 사범대학장)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