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입국금지’ 리스트에 올라있는 일본 전범 혐의자가 현재 35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카르 미국 법무부 공보담당은 1일(현지시간) 일본 전범 혐의자의 현황을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현재 입국금지 리스트(Watchlist)에 등재된 일본 전범 혐의자 숫자는 35명"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는 입국금지 조치가 처음으로 내려진 1996년 12월의 16명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났지만
이들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이중 20명 가량은 생체실험과 세균전으로 악명높은 일제 ‘731부대’ 소속이며 나머지 전범 혐의자 가운데 군대 위안소의 설립과 운영에 관련된 사람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당초 일본 전범 혐의자 명단의 공개를 검토했으나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우려하는 내부 의견이 제기되면서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전범혐의자 숫자가 늘어난 것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법무부 특별조사국을 중심으로 일본 전범행위 수사가 본격화되고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 연방정부 합동조사단이 일본 전범 관련 자료발굴에 적극 나선데 따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미국에 ‘입국금지’ 리스트에 오른 일본인 전범 혐의자 가운데 입국을 거부당한 사람은 요시오 시노주카(Yoshio Shinozuka)와 시로 아주마(Shiro Azuma) 등 두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998년 ‘2차대전 당시 아시아의 잊혀진 대학살’이라는 제하의 강연을 위해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하려다 입국 거부 당했다.

 요시오 시노주카(88세)는 16세부터 ‘731부대’에서 복무하면서 중국인 포로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저지른 혐의로 입국금지 리스트에 올랐다. 1973년 법정 증인으로 나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될 일을 했다”며 자신의 과오를 반성한바 있다.

 2006년 사망한 시로 아주마는 1937년 난징대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입국금지 리스트에 올라있었다.(Konas)

코나스 김한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