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봉급.연금 전액' 장학금으로 쾌척
"교육지원 못받는 독립유공자 증손들에 혜택 주고싶다"
일제에 빼앗긴 주권 회복을 위해 젊은 시절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김우전(金祐銓) 광복회장이 지금까지 받은 모든 봉급을 털어 독립유공자 손자녀 지원용 장학금으로 쾌척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 회장은 5일 현행 보훈규정상 국가로부터 아무런 교육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독립유공자 증손자녀들을 위한 광복회 장학기금에 보태 써달라며 5천만원을 기탁했다.
이번에 내놓은 5천만원은 지난해 2월 광복회장 취임 이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 월급 전액과 본인의 독립유공자 연금을 합친 돈이다.
김 회장은 "민족정기를 올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독립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예우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는데 불행히도 현실은 국가 차원의 지원에 한계가 있어 개인적으로나마 보훈가족들을 돕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친일파들이 일제에 아부한 대가로 막대한 부를 챙겨 자녀들을 국내외 명문대학에 보내 대를 이어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데 반해 독립유공자 유족들은 3∼4대까지 가난 때문에 못배워 고통받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스스로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김 회장은 또 "독립유공자 유족 돕기 운동에 각계 각층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앞장선다면 민족정신을 곧게 확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광복회 장학기금 확충을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임을 피력했다.
광복회 장학기금은 현재 5억원 규모로 매년 선발된 독립유공자 증손자녀 70여명에 대해 대학생 100만원, 중.고교생 30만∼50만원씩 지급하고 있으나 기금 액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수혜자는 극히 제한된 실정이다.
광복회는 6.25전쟁 유공자나 전공상자 유족의 상당수가 무료 교육혜택을 받은데 반해 독립유공자의 경우 보훈대상 범위가 취학연령을 훨씬 넘긴 손자로 한정돼 고등교육 수혜자가 거의 없는 현실을 감안해 1989년 장학기금을 조성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일신상 이유로 임기 도중 물러난 장철 회장의 뒤를 이어 15대 광복회장에 취임했다.
1922년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 입명관대학 법정과에 재학 중 재일학생 민족운동 비밀결사단체인 조선민족 고유문화유지계몽단에 가입해 활동하다 1944년 1월 일본군에 징병돼 중국으로 파병되자 부대를 탈출, 광복군에 입대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제10전구 중앙군관학교 분교 간부훈련단 한광반을 졸업한 뒤 곧바로 광복군 제3지대 소속으로 미국 제14항공단에 파견돼 광복군 무전기술 교재와 한글 무전암호문을 제작했다.
1945년 3월에는 임시정부의 김구 주석의 기요(機要)비서에 임명돼 활동하다 해방과 함께 귀국해 경교장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개인비서로 일했다.
정부로부터 공훈을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받은 김 회장은 1992년 광복회 부회장, 1999년 한국광복군동지회 회장을 각각 역임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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