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김동길 칼럼]‘누워서 침 뱉기’ 아닌가?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4-21 오전 9:00:02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재난은 어느 개인 어느 집단 어느 민족 어느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고의적으로 남의 집에 불을 지르거나 뒷산에 불이 나게 하는 악한들이 있습니다. 진정한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다 밝힐 수 없지만,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 무역 센터가 여객기 납치범에 의한 ‘자살 공격’으로 잿더미가 된 참사나 3년 전에 한국 서해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비극의 원인은 우리가 다 알고 있지만 꽃다운 학생들을 태우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세월호>가 어찌하여 충무공 이순신이 ‘울돌목 해전’으로 나라를 살리신 그 진도 앞바다에서 조난을 당했을 지 아직은 분명하게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의 모든 언론 매체가 전적으로 <세월호>의 참사만을 앞을 다투어 연일 보도하니 이것이 방송사들이 스스로 결정한 것입니까 아니면 정부의 지시에 따르는 것입니까? 대한민국에는 그 여객선의 침몰 밖에 다른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참상을 국민에게 알려주는 언론의 태도나 자세는 더욱 역겹게 느껴집니다. 그 배의 선장이나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분노를 느끼지 않는 한국인은 없습니다. 선체에 갇힌 한 사람이라도 빨리 구조되기를 갈망하는 마음도 한결 같습니다. 승객의 수나 실종자의 수 또는 구출된 사람들에 관한 발표가 오락가락하니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언론은 호통을 치니, 이 사태의 복잡다단함은 전혀 고려치 않고, 슬픔에 잠긴 가족과 학부모와 국내외 동포들의 고통을 어루만지기는커녕 오히려 찌르고 쑤시고 그 아픔을 더하게 하는 것뿐입니다.

이 재난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언론은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국민을 항상 염두에 두고 글을 쓰고 말을 해야지, 마치 <뉴욕 타임즈>도 “한국은 위기 대처의 능력이 전혀 없는 나라다”라고 했으니 대한민국은 <세월호>의 침몰과 함께 침몰할 것이라는 어조로 입장을 굳혀서는 안 됩니다.

이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