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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방위 주체로서의 역량 강화를

Written by. 박원곤   입력 : 2014-04-29 오전 9: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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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한국·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4개국을 순방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졌다. 우선 세계 차원에서 미국은 도전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중국의 항공방공식별구역 선포 및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로 대변되는 분쟁 심화 등 1945년 이전 팽배했던 영토분쟁 양상이 세계 정치에서 재현되고 있다.

 세계 강대국인 러시아·중국·일본 등이 분쟁의 당사자로 등장하고 미국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음에 따라 탈냉전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동북아 상황도 녹록지 않다. 북한의 핵 및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9·11 테러를 겪으면서 반확산을 핵심으로 삼는 미국에 위협이다. 더불어 중국 시진핑 (習近平) 주석이 신형대국관계를 통해 미국이 구축한 세계 질서를 수용하는 대가로 역내 헤게모니 확보를 요구하는 것도 미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미국 내 사정도 쉽지 않다. 오바마의 40%대 낮은 지지율, 11월 중간 선거, 12년간 지속된 테러와의 전쟁 마무리, 추가 10% 국방 예산 삭감 해결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이 같은 복합 의제를 안고 아시아를 순방한 오바마 대통령은 돌파구 마련에 주력했다. 한국과 일본 방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베 내각의 우익 행보로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의 한·미·일 안보협력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역내 질서를 흔드는 북한을 억제하는 것도 이번 아시아 방문의 중요한 목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북한 억제의 최적 수단인 한미연합사를 방문하는 등 북한을 적극 견제했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美 국내 정치 측면에서 활용 가능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오바마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일본의 연내 가입 약속을 결국 받지 못했다. 다만 한국의 가입 협조라는 약속을 얻어낸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아시아 순방에 대한 美 국내 여론이 싸늘한 데는 이런 이유가 존재한다.

 반면 한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순방을 통해 북 위협에 대한 한미의 굳건한 공조, 전작권 전환시기와 조건 재검토 합의, 일본군 성 노예 문제 등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전 국민이 슬픔에 잠긴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진심 어린 위로도 많은 힘이 됐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새로운 한미관계와 동맹발전을 준비해야 한다. 한반도의 위기 시 미국의 한국 지원은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지만, 세계 정치의 현 상황은 무정하다. 따라서 한국은 한반도 방위의 주도적 책임과 한미동맹의 역할 및 범위 확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전작권 전환이 재연기될 가능성이 큰 현 상황에서 한국은 이를 기회로 한반도의 방위 주체로서의 역량을 확실히 구축하고 국제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능동적인 태도로 참여해야 한다. 지난 60여 년간 미국이 한국을 도왔다면 지금은 한국이 미국을 도울 차례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출처 : 국방일보 29일자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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