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제14차장관급회담, 성과와 과제
제14차 장관급회담에 참가한 남북 양측 대표단이 군사문제로 대립을 거듭하다 7일 별다른 성과없이 회담을 마침에 따라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노력이 과제로 남았다.
룡천 참사에 대한 남측의 전국민적 지원 열기와 총선으로 인한 정치지형 변화로 성과가 예상됐던 이번 회담에서 남측은 이달 중 장성급 군사당국자회담 개최를, 북측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지를 요구하며 팽팽히 맞서다 회담을 끝내고 말았다.
남북 양측은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한 채 아무런 합의도 하지 못했고 과거 합의문 조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던 남북 수석대표 및 실무대표간 접촉도 현저히 줄어들어 회담 분위기가 냉랭했다는 후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은 지난 13차 회담에 대해 내부적으로 남측에 밀렸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장을 교체하고 회담에 임한 북한은 나름대로 이번 회담에서 남측을 강하게 밀어붙일 의도를 가졌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군부가 남측과 회담을 기피하고 있는 현상이 이번 회담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이번에 회담에서 군사문제를 들어 회담을 사실상 결렬시킴으로써 12일 열리는 북핵 실무그룹회의에서도 '북한이 쉽게 무릎을 꿇지 않는다'는 인식을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에 간접적으로 암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회담의 성과라면 주요 쟁점이 합의되지 못해 공동보도문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6.15를 즈음한 이산가족 상봉 개최 등 남북간 교류문제에 대해 원칙적인 의견일치가 있었다는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와 달라진 대북태도를 강조하고 있는 참여정부가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안되는 것에 대해 단호한 태도로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남북 양측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서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상호 논리를 확인했다는 점은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이었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또 남북이 심각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회담의 모멘텀을 살려간다는 뜻에서 차기 회담 일정에 합의함으로써 향후 사회문화교류와 경제협력 등 남북관계 일정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일단은 기대된다.
남북 양측은 작년 1월 서울에서 열렸던 9차 장관급회담과 10월 평양에서 열렸던 12차 장관급회담에서도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 없이 차기 회담 일정만 잡고 협상을 마무리 지었고 남북관계 일정을 차질 없이 추진했었다.
따라서 개성공단 건설,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연결사업, 면회소 건설 등의 남북간 협력사업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장관급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회담 성과에 얽매여 기존의 합의사항을 재합의하는 모습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정치.군사적으로 민감한 남북 현안을 진지하게 논의해 서로 입장을 이해해 나가는 지혜가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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