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회담> 군사회담 합의와 남북관계 전망
성과없이 끝날 뻔하던 제14차 장관급회담이 북한 군부의 입장 선회로 군사당국자 회담 개최라는 당초 계획했던 성과를 거두게 됐다.
지난 2월 13차 장관급회담에서도 남북 양측은 군사당국간회담 개최에 합의했지만 그 때는 북측 대표단이 군부에 건의한다는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이번은 북한 군부가 직접 결정한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성급으로 예상되는 군사당국간회담 개최가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간에는 영관급 군사실무회담 채널이 열려있었지만 급이 낮을 뿐 아니라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에 임무가 국한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를 다루기에는 미흡했다.
따라서 이번에 남북 사이에 장성급 군사당국간 회담이 열리면 우선적으로 5∼6월 꽃게잡이 철을 맞아 서해상에서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향후 논의 폭을 확대해 한반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방향으로 이어간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특히 이번 합의는 룡천 참사를 지원하는 우리 국민의 정성을 담은 덤프트럭과 북한 어린이들을 도우려는 교구 세트가 육로를 통해 북측에 전달되는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북관계 전망을 밝게 한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한 양측은 장성급회담 개최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 다른 남북관계 현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6.15 4주년에 즈음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는다는데 남북 양측간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기존에 유지되어온 남북교류는 순항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자칫 합의 없이 대표단이 헤어졌을 때 남북관계 분위기가 다소 흔들릴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번 합의로 남북관계는 원래의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개성공단 건설,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사업 등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총선을 통한 남한내 정치지형의 변화와 룡천 참사에 대한 남측의 전국민적 지원 열기로 대북화해협력정책이 가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이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회담 막판에 보여준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가 오는 12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릴 6자회담 실무그룹회의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면 핵문제에서도 돌파구가 모색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기간 핵문제에 대해 인내심과 탄력적인 자세를 강조했던 만큼 북측이 실무그룹회의에서 양보를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한편 자칫 회담이 합의 없이 끝날 수도 있었던 사실은 '국민의 정부'와 달라진 대북태도를 강조하고 있는 참여정부가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안되는 것에 대해 단호한 태도로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남북회담 문화를 강조하는 현 정부가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할말을 다하는 자세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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