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급진전, NSC 13일경 확정
정부가 이라크 추가 파병의 전제 조건으로 삼았던 쿠르드 지역 자치정부의 공식 파병 환영 입장이 다음주 중 우리측에 통보되게 됐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7일 “쿠르드 자치정부의 파병 환영 공식입장이 다음주 초 통보될 것이란 연락이 왔다”면서 “예정대로 이 입장이 전달되면 13일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파병지역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파병 예정지로 쿠르드 자치구역 내 아르빌을 정해 놓고서도 쿠르드 자치 정부의 파병 환영 공식 입장 통보가 지연돼 파병 지역 확정을 한 달 가까이 미뤄왔다.
국가안전보장회의 권진호(權鎭鎬) 대통령 안보보좌관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공식 환영 입장 통보를 시작으로 현지 공항 이용문제 등 기술적 문제들이 해결되는 대로 파병한다는 정부 방침에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대 안전을 위해 자치정부의 파병 환영 입장 공식통보가 필요하고, 보급 문제 등을 고려해 공항 인근지역 주둔이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그동안 파병지 최종 확정을 한 달 이상 미루자 파병 방침에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파병 시기와 관련, “아르빌 지역에 3000여명 규모의 부대를 숙영시킬 주둔시설이 미비하다”면서 “시설 완비 후 7월쯤에야 본대(本隊) 파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다음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쿠르드 자치지역 내 아르빌을 파병지역으로 최종 확정
키로 했으나, 정치권에서는 파병 재검토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파병 반대 의견은 일부 재야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전에도 있었으나, 최근 미군의 포로 학대 문제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야기하면서 불이 붙는 형국이다.
진원지는 주로 집권 과반 여당인 열린우리당이다. 김근태 현 원내대표와, 11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천정배 의원, 16대 국회 국방위원장인 장영달 의원 등 당 지휘부부터 재검토 주장을 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일부 가세하고 있고, 민주노동당은 ‘파병 철회’를 당론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17대 국회 개원(開院)과 동시에 파병 재검토 주장이 곧바로 공론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파병 재검토 주장을 적극적으로 막으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이라크 정부와 협의해 파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는 6월로 예정된 이라크 새 정부 출범 후 파병 문제를 논의한다면 파병시기가 7~8월 이후로 늦춰지게 된다는 얘기다.
또 장영달 국방위원장은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군의 안전이 전제되지 않은 파병은 할 수 없다”며 “17대 국회가 개원되면 자연스럽게 파병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정배 의원도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라크 상황의 변화가 생겼으니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국회 동의까지 거친 국가간 약속이라는 점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이긴 하나 재정적 지원 등 다른 방법까지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장·개혁파들은 보다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파병 재검토론의 근거는 ▲이라크 정정(政情) 악화에 따른 한국군 피해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졌고 ▲최근 미군의 이라크군 포로 성추행 사건 등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이라크전 명분이 약해진 점 등이다. 또 지난 총선을 통해 주로 열린우리당 쪽에 재야 운동권 출신들이 대거 당선된 것도 파병 재검토 주장의 세(勢)를 불리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정동영 당 의장이나,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또 다른 후보인 이해찬 의원은 ‘파병 원칙’에는 동의하되, 상황 변화에 맞춰 일부 수정을 하자는 쪽이다. 정 의장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파병이라는) 기본적 입장의 변화는 없지만 상황이 출렁출렁하니까 여당으로서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7일엔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가세했다. 3선의 이재오 의원은 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파병 시기, 지역, 부대 성격, 파병 인원 등을 여당이 재검토하자고 먼저 안을 낸다면 응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야당적 정체성을 보완하는 길”이라며 “한·미동맹이 중요하고 그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우리 젊은 생명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일이 결코 한·미동맹보다 더 소홀히 취급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문수·전재희 의원 등도 “정부가 수정안을 제출할 경우 논의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