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외교적 부도(不渡)' 내서야
그러나 먼저 되짚어봐야 한다. 정부가 이라크 추가 파병을 결정하고 이에 국회가 동의했을 때에는 그때의 판단 기준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를 바꿀 만한 근본적인 변화 요인이 생겼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미국의 파병요청을 받아 정부는 12월에 파병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국회가 이를 통과시킨 건 두 달 후였다. 파병군인들의 안전이나, 이라크전의 명분 등을 둘러싼 논란은 그때도 거셌으나 결국 우리는 파병을 결정하고 국제사회에 공표했다. 파병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파병을 결정한 이후에도 파견 부대의 성격, 규모, 파견 지역 등을 놓고 여러 차례 혼선과 대내외(對內外) 갈등을 빚어 파병 예상시기는 올 2월, 4월, 6월로 계속 늦추어졌고, 이제는 7월 이후가 거론되기에 이르렀다.
지금 우리와 거의 같은 시기에 파병 요청을 받아 우리보다 훨씬 앞선 지난해에 이미 병력을 파견했던 스페인·폴란드 등이 테러 등을 이유로 철군 중이거나 철군 의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처럼 일단 약속을 이행하고 물러서는 것과 우리처럼 국제적 약속을 흐지부지해 버리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파병반대론자들은 결과적으로 보면 이렇게 시간을 끌어온 게 현명한 처사였음이 드러나지 않았는가라고 말할지 모르나 이런 비외교적인 발상이야말로 국제사회의 외톨이가 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한·미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이제는 공공연한 사실이 돼버린 상황이다. 이런 때에 국제적 약속을 상황에 따라 뒤집어 동맹국으로부터 ‘외교적 부도국가’란 낙인이 찍히게 될 때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는가를 이 정부와 집권당은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한다. (조선닷컴)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