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파병지 결정 '미적미적'
미국의 포로학대 비난 여론에 탄핵심판도 걸려
정부의 자이툰 부대 이라크 파병 지역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남대연 국방부 공보관은 11일 "쿠르드 자치정부로부터 '한국군 파병을 환영하며 파병을 위한 세부사항과 절차를 토의하자'는 내용의 서한을 9일 보내 왔다"면서 "추가 협의를 위한 협조단이 다녀온 뒤 파병지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군 평화재건 부대 자이툰 사단의 구체적인 작전지역, 공항 사용 및 인근 숙영지 건설, 미군과의 군수협력 문제 등을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내놓은 이유는 표면적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속사정은 최근 미국에 대한 비난 여론 고조와 국내 정치일정을 감안한 속도조절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쿠르드 자치정부로부터 파병을 환영하는 서한이 도착하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한국군의 추가 파병지를 최종 확정짓겠다고 밝혀 왔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사르키스 아그하잔 부총리가 이라크 안보를 총괄하는 합동동맹군사령부(CJTF-7)를 경유해 합동참모본부 김장수 작전본부장 앞으로 환영서한을 보내왔으니 이 조건은 충족된 셈이다.
그런데도 다시 연기하기로 한 것은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에 따라 미국에 대한 국내의 비난 여론 때문이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소장파를 중심으로 파병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 공언한 파병 약속은 어떻게든 지켜야 하는 게 정부 입장이다. 따라서 먼저 파병에 대한 확실한 명분을 쌓자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는 시기가 파병 일정과 맞물려 있는 것도 파병지 확정을 늦추는 한 배경이다. 파병 문제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탄핵에 대한 결론이 나면 대통령에게 최종보고를 마친 뒤 협조단을 현지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은 선발대가 7월 말, 본대 파병은 빨라야 8월 초에나 마무리될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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