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구상 흡수통일 음모 아니다
8월 15일로 분단 69주년을 맞는 한반도는 아직도 냉전지대다. 그동안 남북관계는 진전되는 듯 하다가도 후퇴하기를 반복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남북간에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열었고, 7·4남북공동성명을 비롯해 많은 약속을 했으며,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제도적 장치를 이끌어 냈지만 실천되지 못했다.
반면 북한의 서해도발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정전협정 이후 430만여 건의 도발로 한반도 안보환경이 도전받고 있는 현실이다.
불신과 대립으로 남북관계는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한반도의 부정적 분단환경에서 나온 대안이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공약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통일방안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한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 통일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정책이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은 신뢰다. 남북관계에서 불신과 대립의 악순환을 끝내기 위해서는 불신의 벽을 넘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남북관계에서 신뢰의 중요성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대북정책의 중점과제로 신뢰가 사용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처음이다. 과거 대북정책에서는 포용·원칙·전략적 인내 같은 정책수단을 둘러싸고 논의가 이뤄졌으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신뢰라는 무형의 인프라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지난 4월 박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학 강의를 통해 제시한 ‘드레스덴 구상’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을 추진하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드레스덴 구상의 핵심은 박 대통령이 밝힌 남북이 통일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내용이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통해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해 민생 인프라 구축과 인도적 지원, 그리고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민족 동질성 회복조치 등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관해 북한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일고의 가치도 없는 박 대통령의 넋두리로 매도하는 것은 신중치 못하고 부당한 처사다. 더욱이 드레스덴 구상은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악의에 찬 음모라며 비난을 계속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허구적 논리며 반통일적 발상이다.
물론 북한의 입장에서는 드레스덴 구상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북한의 식량증산과 산림육성 등을 위해 복합농업시범단지를 개발하고 지원하는 자체가 체제위기로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민생 인프라 구축은 북한정권 안보를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다.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 음모로 규정하는 것은 더욱 옳지 않다. 이 때문에 북한은 장기간 누적된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의 바탕을 넓혀 남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을 과감히 수용해야 마땅하다.
정부는 남북이 신뢰를 쌓는 통일기반을 함양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침체된 국민들의 통일의식과 역량을 높이고 통일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의 통일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시급한 당면과제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차도성 (통일부 통일교육위원·칼럼니스트)
* 출처 : 국방일보 8월5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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