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장터를 돌아다니며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 접근해 한약재를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팔아 10억여원을 가로챈 노인사기단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11일 전국 장터를 돌아다니며 지나가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 접근해 한약재인 '향부자'를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1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사기))로 이모(71·여)씨 등 60∼70대 6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최근까지 전국의 전통시장 등을 돌아다니며 지나가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약재인 향부자를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10㎏당 200여만원을 받고 파는 수법으로 모두 804차례에 걸쳐 10억7천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약을 파는 사람, 바람잡이, 이동수단 제공, 망보기 등 역할을 분담해 다리를 절거나 병원에서 나오는 노인에게 접근해 마치 한약재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유인한 뒤 바람잡이들이 '좋은 약인데 혼자 사기에는 너무 비싸니 같이 사서 나누자'며 그 자리에서 100만∼200만원을 바로 지급하고 약을 사는 것처럼 꾸미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현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현금이 없어 망설이면 직접 은행까지 따라가서 돈을 찾도록 유도하는가 하면 심지어 20km 떨어진 피해자의 집에 택시를 타고 함께 가서 통장을 가져와 찾도록 한 돈을 받아가기도 하는 등 집요한 방법으로 사기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체포 과정에서 매일 일기 형식으로 전국을 무대로 한 범행 장소와 피해자들의 특징, 배분 금액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장부를 압수해 밝혀진 것이다.

 한편 이들이 판매한 향부자는 한의사의 처방이 없이는 판매할 수 없는 한약재로 기운이 허한 사람이 복용하면 더욱 기력을 쇠퇴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 주의가 필요한 약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시중 가격은 300g당 6천500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주범과 집행유예 기간 범행자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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