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적인 정치자금 모금수단으로 지적되어 온 국회의원 출판기념회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는 보고서가 21일 발표됐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의 조사결과, 제19대 국회의원 192명이 2011년부터 2014년 7월까지 279건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19대 국회의원의 약 64%인 192명이 평균 1.4건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셈이다.

 정당별로는 새정치민주연합(2014년 3월 이전 민주통합당)이 107명, 새누리당 79명, 통합진보당 5명, 정의당 3명이다. 한편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의원은 108명으로, 재적의원의 36%를 차지했다.

 1회 개최한 의원은 124명, 2회는 54명, 3회는 13명, 4회 이상은 1명이다. 심지어 4년 동안 6회 개최한 의원도 있었다.

 상임위원회별로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기획재정위원회 21명, 정무위원회 20명,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19명 국토교통위원회가 18명씩,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15명, 안전행정위원회 14명 순이었다.

 이는 산하기관이 많은 소위 ‘알짜배기’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타 위원회보다 출판기념회를 많이 개최한 사실이 증명됐다.

 시기별로는 특정 시기에 출판기념회가 개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출판기념회 개최가능 시기로 주요 선거(4‧11총선, 6‧4지방선거) 90일 이전 시점인 2011년 11월에서 2012년 1월 사이와 국정감사(2013년 10월) 직전인 9월에 집중적으로 개최됐다.

 이 중에는 19대 국회 초선의원 40명이 유사 선거운동 방식으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19대 국회 기준 재선 의원 69명도 총선을 앞둔 2011년에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사실도 확인됐다.

 출판기념회 장소는 주로 국회의원회관이나 국회헌정기념관이 선호되었으며 지역구 의원의 경우 지역의 컨벤션센터나 학교 강당 등에서 개최하기도 한다.

 출판기념회 행태도 다양하다. 동일한 책으로 2년간에 걸쳐 2회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지역구 의원의 경우 서울과 지역구에서 각각 개최했다. 지역구에서만 2회 개최한 경우도 있었다.

 바른사회가 제19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금년 8월 4일부터 14일까지 출판기념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설문지를 개별 의원실에 팩스로 보내고 유선으로 설문조사 취지 및 회신을 당부함) 회신한 의원은 21에 불과해 국회의원 스스로 출판기념회에 대한 개선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신에 응한 이들 중 18명은 출판기념회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고, 2명은 1회, 1명은 2회 개최했다고 응답했다.

 출판기념회의 평균수입은 1억 미만(2명), 1억에서 2억원대(1명)이었다. 응답자의 14명이 출판기념회 수익에 대해 정치자금법의 적용을 받아야 된다고 답했고, 4명은 비적용, 3명은 의견 유보였다.

 출판기념회의 개선방안으로는 ▲ 출판기념회를 임기 중 연 2회로 제한하며, 국정감사, 정기국회, 예산국회 및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는 개최할 수 없고 ▲ 출판기념회 수익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 출판기념회에서 도서는 정가로판매하며 ▲ 연간 또는 분기별로 각 의원실에서 사용한 비용을 항목별로 제출, 공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른사회는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법안만 제출하고 개혁시늉만 낸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관련법안을 정부안으로 제출하는 것을 방안으로 도출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정치자금제도를 “‘강력한 규제’와 ‘미흡한 투명성’이 주요한 특징이자 한계”라고 지적했다.

 법인 단체의 기부금지, 정당 후원회의 금지, 기부 및 모금한도 제한 등 강력한 통제장치를 둔 반면, 투명성 측면에서는 정치자금 회계보고의 시기적절성, 공개 범위, 기간 및 보고의 전자화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미흡하고 모금 한도액도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바른사회는 정치자금법 개정을 통해 주요 선진국 사례에서와 같이 정치후원금의 시장경제적 접근을 바탕으로 기부행위 등 정치자금 조달에 대하여 폭넓은 자유를 허용하는 대신, 회계보고와 공개범위 등에 대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