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낮 12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올해 100세를 넘긴 도로시 피너티 할머니가 등번호 100번을 달고 시구자로 나섰다.

 그녀는 이날 구장 직원들의 부축을 받아 그라운드에 올랐으며, 마운드와 포수의 중간쯤 되는 지점에서 공을 포수에게 정확히 던져 관중으로부터 열띤 박수를 받았다.

 피너티 할머니는 이날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를 위해 한 달 전부터 틈틈이 연습을 해왔다고 LA타임스 야구 칼럼니스트 크리스 어스킨은 전했다.

 어스킨에 따르면 시구 연습 시 그녀의 투심 패스트볼은 시속 8마일(12.8㎞)에 불과했으나 스트라이크 존을 정확히 통과해 적잖이 놀라웠다고 밝혔다.

 1914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그녀는 브루클린 다저스(LA 다저스 전신) 경기가 있을 때면 형제·자매들과 함께 아버지가 들려주던 야구 중계를 들으면서 자랐다고 한다.

 당시에는 라디오에 스피커가 없어 리시버를 꽂고 야구 중계를 듣던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이를 다시 설명해줘야만 했다는 것. '다저스 광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피너티 할머니도 다저스 열성팬이 됐다.

 그녀는 1941년 뉴욕을 떠나 LA에서 정착했지만, 브루클린 다저스가 LA로 이전하면서 다시 LA 다저스와의 '끈질긴' 인연을 이어갔다.

 할머니는 지금도 저녁때마다 와인 한잔을 들고 다저스의 홈경기 시작을 알리는 '지금 다저스를 위한 시간이 왔다'(It's time for Dodger baseball)는 구호를 기다린다고 어스킨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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