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정상회담, 3차 6자회담 기대감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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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이즈미 총리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
김 위원장은 지난 달 중국을 방문해 “인내심과 신축성을 갖고 6자회담 과정에 적극 참여해 회담진전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한데 이어 지난 22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이며 6자회담을 활용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김 위원장의 핵문제 언급에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평화적인 대화의 틀인 6자회담에서 풀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핵문제 주요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이 큰 견해차로 6자회담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을 ’매개’로 해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폐기 대가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폐기) 원칙의 수용을 주장해 회담이 교착된 상황에서, 북-일 수교협상이 잘 진행돼 일본의 식민지통치 사과와 배상이가시화될 경우 북핵해결을 위한 6자회담 논의가 급진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번 북-일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정상화와 납치문제 해결이라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성사된 것이지만, 그간 미-일 관계로 미뤄볼 때 미국이 반대했다면 이뤄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국과 사전조율이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은 11월 대선과 이라크 문제 등에 치여 북핵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 같지만 일본이 북핵문제 해결의 레버리지(지렛대)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이용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일본이 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WMD) 전면 포기를 막후협상을 통해 이끌어낸 영국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없지 않다.
북한의 입장에서도 일본이 6자회담에서 긍정적 매개 역할을 하고자 할 경우 이를마다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면서 강경입장을 취해왔던 일본이 대북 압박을 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되면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22일 북-일 정상회담후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과의 전화통화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이번 방북이 6자회담프로세스의 성과를 촉진하도록 하기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자”고 한 것도 향후 일본의 역할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
현재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북핵 6자회담은 지난 12∼14일 제1차 북핵실무그룹회의에 이어 다음 달 제3차 6자회담을 앞두고 있다.
남북한과 미국,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은 지난 주 주재국인 중국에 3차 6자회담과 그에 앞서 제2차 북핵실무그룹회의 개최 희망 일자를 제출했으며 이번 주중 일정이 확정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제1차 북핵실무그룹회의에서의 6개국간 ’허심탄회한’ 토론을 통해6자회담이 그간 ’대화’ 수준에서 ’협상’의 들머리 수준으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6자회담의 핵심쟁점인 ’CVID’ 원칙과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존재’ 문제에 대해 미국과 북한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북.미 양측이 이 자리에서 기존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그러한 견해차가 차이로 남아있는 차이점이 아니라 향후 토의의 기초가 되는 차이점으로서 다룰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차 북핵실무그룹회의에서 미국과 북한 양측이 6자회담 개최이래 처음으로 ’CVID’ 원칙과 HEU 문제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면서 “특히 둘째날 오후전체회의에서 양측 수석대표인 조지프 디트라니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와 리 근(李 根)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이 2시간 가량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아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지난 1차 북핵실무그룹회의의 합의대로 3차 6자회담 전에 한차례 더 실무그룹회의가 개최될 경우 미국과 북한간에 ’CVID’ 원칙과 HEU 문제에 대해 협상 수준의 논의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북핵 6자회담의 성격상 급진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프로세스로 볼 때 진전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이번 3차6자회담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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