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병 파병과 국익
Written by. 이상훈
입력 : 2003-09-19 오후 6:00:00
미국이 독자작전능력을 갖춘 부대의 이라크 추가파병을 요청해 왔다. 지난 4월 공병-의료지원부대 파병을 결정하는 데도 우여곡절이 많았기에 이번 파병에는 더 많은 진통이 뒤따를 것이다.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더구나 사랑하는 자식을 남의 나라 분쟁지역에 보내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을까.
그러나 전쟁과 테러와 각종 재앙이 끊이지 않는 지구촌에서 세계인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때로는 내키지 않는 길도 가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의 추가파병 요청 역시 이런 맥락에서 수용이 불가피해 보인다.
첫째,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정신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3조에는 “상대 당사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인정하고…”로 되어 있다. 이 정신에 따라 미국은 6·25전쟁 당시 연 인원 120만명의 병력을 한국에 파병했고, 그후 반세기 동안 이 땅에 주둔해준 덕분에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테러공격을 받은 미국이 대테러전에서 우리에게 SOS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둘째, 6·25전쟁 당시 21개국의 지원을 받은 나라로서 도리를 다해야 한다. 금번 이라크전쟁은 유엔이 아닌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 지원요청을 해놓고 있는 20여개국은 대부분 6·25 당시 우리를 도와준 우방국들이다. 따라서 이들과 함께 인류의 공적인 대테러전에 동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셋째, 미국의 요청을 거절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미국 조야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론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만약 추가파병을 거절할 경우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도를 갖고 추진될 것이 뻔하다. 독일이 지난번 이라크 파병을 거부하자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을 철수시켜 이라크에 투입하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추가파병을 피할 수 없다면 전투병 파병을 통해서 최대한의 실리를 챙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먼저, 한-미간의 군사 현안을 해소하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관계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으로 비춰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러한 조짐은 미군재배치 계획에서 더욱 확대되었다. 따라서 전투병 파병은 주한미군 재배치 백지화 또는 무기한 유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월남 파병 당시 한미 당국이 체결했던 ‘브라운 각서’ 등 합의내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라크 복구시장에서 추가파병에 걸맞은 지분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라크의 복구사업은 1000억달러의 대형시장으로서 벌써부터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월남전 참전으로 인한 외화수입과 건설사업 수주로 수십억달러를 벌어 30년만에 국민소득이 100배로 증가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지 않았던가. 이와 함께 우리는 경제의 생명선인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도 약속받아야 한다.
끝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북핵문제는 6자회담에서 우리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북핵문제에 관해서는 한-미 공조를 약속 받아야 한다. 한국농업의 생존이 걸려 있는 WTO 협상에서도 우리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추가파병은 말이 경보병이지 실제로는 전쟁이 종결된 지역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평화유지군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는 연합방위시대다. 이제 ‘나 홀로 국방’은 전쟁박물관의 유물이 된 지 오래다.
이상훈(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더구나 사랑하는 자식을 남의 나라 분쟁지역에 보내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을까.
그러나 전쟁과 테러와 각종 재앙이 끊이지 않는 지구촌에서 세계인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때로는 내키지 않는 길도 가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의 추가파병 요청 역시 이런 맥락에서 수용이 불가피해 보인다.
첫째,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정신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3조에는 “상대 당사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인정하고…”로 되어 있다. 이 정신에 따라 미국은 6·25전쟁 당시 연 인원 120만명의 병력을 한국에 파병했고, 그후 반세기 동안 이 땅에 주둔해준 덕분에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테러공격을 받은 미국이 대테러전에서 우리에게 SOS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둘째, 6·25전쟁 당시 21개국의 지원을 받은 나라로서 도리를 다해야 한다. 금번 이라크전쟁은 유엔이 아닌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 지원요청을 해놓고 있는 20여개국은 대부분 6·25 당시 우리를 도와준 우방국들이다. 따라서 이들과 함께 인류의 공적인 대테러전에 동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셋째, 미국의 요청을 거절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미국 조야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론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만약 추가파병을 거절할 경우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도를 갖고 추진될 것이 뻔하다. 독일이 지난번 이라크 파병을 거부하자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을 철수시켜 이라크에 투입하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추가파병을 피할 수 없다면 전투병 파병을 통해서 최대한의 실리를 챙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먼저, 한-미간의 군사 현안을 해소하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관계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으로 비춰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러한 조짐은 미군재배치 계획에서 더욱 확대되었다. 따라서 전투병 파병은 주한미군 재배치 백지화 또는 무기한 유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월남 파병 당시 한미 당국이 체결했던 ‘브라운 각서’ 등 합의내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라크 복구시장에서 추가파병에 걸맞은 지분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라크의 복구사업은 1000억달러의 대형시장으로서 벌써부터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월남전 참전으로 인한 외화수입과 건설사업 수주로 수십억달러를 벌어 30년만에 국민소득이 100배로 증가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지 않았던가. 이와 함께 우리는 경제의 생명선인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도 약속받아야 한다.
끝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북핵문제는 6자회담에서 우리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북핵문제에 관해서는 한-미 공조를 약속 받아야 한다. 한국농업의 생존이 걸려 있는 WTO 협상에서도 우리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추가파병은 말이 경보병이지 실제로는 전쟁이 종결된 지역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평화유지군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는 연합방위시대다. 이제 ‘나 홀로 국방’은 전쟁박물관의 유물이 된 지 오래다.
이상훈(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 관련기사보기
-
소셜댓글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