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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람답고, 개는 개다워야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9-28 오전 1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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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사는 세상이 왜 이렇게 어지러운가 하면 사람이 사람답게 굴지를 않기 때문입니다. 개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개가 간혹 나타나지만 개는 지난 2,000년 동안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감당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낯선 사람이 대문 가까이 오면 짖어댑니다. 뒷문을 따고 도둑이 들어오면 미친듯 짖을 뿐만 아니라, 그 도둑에게 달려들어 물어뜯습니다.

 오랜 세월을 두고 개는 개답게 살았습니다. 만에 하나, 이상한 울음소리로, 우리 몸에 소름이 끼치게 할뿐 아니라, 길 가는 아이어른을 사정없이 물어뜯는 개 한 마리가 나타나면, 동네의 장정들이 몽둥이를 들고 나와서 그 개를 때려죽입니다. 미친개를 먹여 살릴 까닭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 사는 세상은 그럴 수 없습니다. 미친개나 다름없는 주부나 국회의원이 나타나도 우선 경찰서에 연행이라도 하고 심문을 해야 하는데, 사람이라는 동물은 거짓말을 식은 죽 먹듯 하기 때문에 조서를 꾸미기도 어렵습니다. 그러고 난 뒤에야 검찰에 송치되는데, 그 과정도 사람이 가진 악독한 무기인 ‘거짓말’ 때문에 1심과 2심이 끝나도 대법원까지 가야 최종 판결이 내려집니다.

 남자 둘을 죽여서 토막 내 고무 통에 넣어서 여러 달 방치한 주부에게는 배가 고파서 우는 어린 아들이 있었습니다. 미친개만도 못한 주부이지만 우리는 때려죽일 수 없습니다. 문명사회랍시고 재판을 재판답게 해야 하니 ‘낭비’라는 느낌이 앞섭니다. 대리운전 기사가 고분고분하지 않는다고 화가 나서, 그 기사가 거반 죽게 되기까지 두들겨 맞게 한 원인과 계기를 만든 고약한 그 국회의원은 어쩌면 무죄 판결을 받게 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여러 만 명 되는 대리기사들이 땅을 치며 통곡합니다.

 주부가 되기 전에 사람이 돼야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인간이 돼야죠. 개는 개답고, 사람은 사람다운 그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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