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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 북한의 권력구조, ‘령도자’ ‘당’ ‘군대’의 3중주

Written by. 김충석   입력 : 2014-10-04 오전 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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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김정은은 사회주의혁명을 앞에 내세워,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3대를 이어오는 데 성공한 사회주의적 왕정체제의 제3대 정권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어느 한 개인이 혼자서 사회 전체를 통제하고 장악하여 지배를 행하는 일은 없다. 그 대표자를 지지하고 그와 혼연일체가 되어 운명을 함께하는 소수의 권력엘리트 집단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모든 돈재체제가 그러하듯이, 북한에서도 역시 독재자를 중심으로 하는 소수의 권력엘리트 집단이 강지는 강한 응집력과 단결력이, 그 사회의 여타 구성원들을 강력하게 장악하여 복속시키고 갈등과 균열을 최소화하면서 지배를 계속하여 올 수 있게 한 비결의 요체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피아노 3중주

 실내악의 연주형식 중 하나로 3중주(三重奏,trio)라는 것이 있다. 3개의 악기를 가지고 하는 연주형식인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가지고 하는 피아노 3중주이다. 피아노를 기본으로 하여 3개의 악기로 구성된다는 점은 동일하나, 경우에 따라 3개의 악기간의 비중이나 역할 등은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체계를 이러한 3중주에 비유해보면 북한 권력엘리트 집단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좋은 실마리가 될 수 있다.

 20세기에 명멸했던 이른바 현실사회주의국가들의 예를 쫓아서 당-국가체제를 국가조직의 기본원리로 삼은 북한의 현실에서는 조선노동당 규약이 헌법에 우선하여 사회생활의 기본규범 역할을 한다. 조선노동당 규약에 따르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대표자로 한다. 그리고 김정은의 아래에는 ‘조선인민군’이 있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그리고 조신인민군의 삼자가 중심이 되어서 “공화국북반부에서사회주의강성국가를 건설하며 전국적범위에서 민족 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 것을 “당면목적”(이상 조선노동당 규약에서 인용)으로 한다. 따라서 이 건설과 혁명의 대표자 김정은, 그리고 조선노동당과 조선인민군 내의 “특권들을 가진 관료들”(밀로반 질라스의「새로운 계급」에서 인용)이 북한의 권력엘리트 집단을 구성한다.

 북한의 유일영도체계와 권력엘리트 집단

 중국공산당 지도하에 행한 만주에서의 항일게릴라활동을 공통의 경험으로 가진 소련 극동군 산하 88여단 내 조선인 병사들은 1945년 해방 이후 북한 정치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였다. 소련은 88여단의 제1대대장 김일성을 북한 지역에 수립할 위성국가의 대표자로 내세웠으며 아울러 88여단 내 조선인 병사들을 김일성과 함께 입북시켜 위성국가의 권력엘리트 집단 내에서 주류세력이 되도록 지원하였다.

 그 후 무자비한 숙청과정을 거쳐 북한의 권력엘리트 집단을 88여단 출신자들을 핵심으로 하는 자파의 세력만으로 일색화 해낸 김일성과 그의 아들 김정일은 주체사상과 유일영도체계를 내세워서 북한을 사회주의적 왕정체제로 만드는 데에도 성공했다.

 2009년에 김정일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은은 2010년 9월에 조선인민군 대장이 되고 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이 됨으로써 후계자로 공식 확정되었다.

 이어 2011년 12월 김정일의 죽음으로 2012년 4월 조선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올라 북한의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로 부상하였다.

 당과 군의 주요직책들을 독점한 특권계층인 북한의 권력엘리트 집단으로서는 김일성 일가를 대표로 하는 사회주의적 왕정체제를 수호하는 것이 곧 자신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길이다.

 선군정치와 북한의 권력구조

 88여단 출신자들과 그들의 2세, 3세를 핵심으로 한 북한의 권력 엘리트집단은 김일성의 혈통을 이은 특정인을 대표로 하여 당·정·군을 장악하고 통제하는 “특권들을 가진 관료들”이다.

 “령도자”와 당 고위관료들 그리고 군의 최고지도부를 핵심구성원으로 하는 이 권력엘리트 집단은 상황과 여건의 변화에 맞추어 당과 군의 비중과 역할을 변화시키면서 북한의 이른바 “건설”과 “혁명”을 주도해왔다.

 김정일 집권 이래의 북한정치를 이해하는 키워드는 이른바 “선군정치”이다. 주체사상이 김일성시대 북한의 통치이데올로기였다면, 김정일이 집권한 이래 고난의 행군을 비롯하여 북한의 사회주의적 왕정체제가 당면한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선택한 정치방식이 “선군정치”이다.

 군을 중시하는 선군정치를 표방해온 북한에서 군은 정치와 경제 그리고 외교 등 각 분야에서 이른바 “혁명”과 “건설”을 주도해왔다.

 정권과 체제의 유지를 위한 핵심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은 물론 경제건설에도 군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군 병력을 주요한 공공건물, 고속도로, 발전소, 스키장, 아파트 등의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식의 일들이 그간 비일비재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북한에서 군의 지위와 역할이 높아지고 확대되어 왔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군 경제와 당 경제 그리고 내각 경제로 구성되는 북한의 전체 경제 중에서 군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나날이 증대되어왔다. 이제 북한군의 군 경제는 그 자체로서 체제의 버팀목이 되어 있다고 할 정도이다.

 김정은시대 북한의 권력구조와 군부의 위상

 지난 7월8일 김일성 20주기 추모대회의 주석단에는 김정은을 중심으로 왼쪽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항일빨치산 원로들인 황순희와 김철만, 김기남 당 비서, 최용해 당 비서의 순으로 앉았다. 김정은의 오른쪽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이영길 총참모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이을설 원수, 최태복 당 비서의 순으로 앉았다. 당과 군 그리고 국가와 내각의 인물들의 고루 안배된 이 날 주석단의 좌석 배치는 현시점에서 북한의 공식적인 권력서열을 그대로 보여준다.

 김정은의 권력 승계 아래로 군과 관련한 북한의 인사동향은 매우 복잡했다. 군의 핵심권력인 총청지국장에는 최용해가 임명되었다가 최근 황병서로 교체되었다. 김정은 집권 이래로 인민무력부장의 자리에는 김정각, 김격식, 장정남이 차례대로 앉았던 바 있으며 현재는 현영철이 인민무력부장이다. 총참모장의 자리도 마찬가지다. 이영호, 현영철, 김격식이 거쳐갔으며 현재는 이영길이 총잠모장이다.

 사실 북한에서 당과 군의 역할 변화 또는 임무 교대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다. 군의 역할이 약화되고 당 중심의 당·군관계가 복원되고 있다는 관측이 주류이긴 하지만 북한의 파상적인 군사 위협은 북한 군부를 다시 전면에 불러내고 있다는 식의 관측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주목할 것이 총정치국이다. 총정치국은 “인민군 당위원회의 집행부서로서 당 중앙위원회 부서와 같은 권능을 가지고 사업”(조선노동당 규약에서 인용)하는 기구이다. 최근 들어 총정치국장이 사로청 중앙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최용해에서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황병서로 교체되었다. ‘이것이 당을 중심에 놓는, 정상적인 당·군 관계의 복원을 의미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서 당 출신이 군 최고수뇌부를 장악한 것으로 이해하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사회주의적 왕정체제를 구가하는 북한의 권력엘리트 집단 내에서 “령도자”와 여타 권력엘리트들 사이의 힘의 역학관계가 압도적으로 “령도자”에게 경도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타 권력엘리트들 사이의 역학관계도 간과할 수 없는 관찰 포인트이다.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둘 때, 우리는 피아노 3중주의 비유를 통해서 북한 권력 엘리트 집단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김충석 (북한 전문가)

* 출처 : 월간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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