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해법 원칙은 무엇인가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북한의 실세 3인방인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이 갑자기 나타나 우리를 놀라게 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그러나 북한의 3인방이 돌아가고 3일 후인 10월 7일에 북한은 서해의 NLL 상에서 도발을 하고, 10일에는 연천지역에서 대북전단을 실은 풍선을 향해 14.5㎜ 고사총을 발사하는가 하면, 18일에는 철원, 19일 파주, 11월 10일에는 또다시 파주 군사분계선(MDL)에 접근해 계속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4월, 개성공단 사업을 무력화시킨 김양건을 남측에 보내고, 남북 군사당국자 회담에는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정찰총국장 김영철을 내보냄으로써 그간의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를 묵살하고 우롱하는 심리전도 펼쳤다. 또한 우리의 남북 고위급 회담제안에는 대북전단 살포 중지를 요구하며 남남갈등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문제의 접근은 다음과 같은 원칙을 준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의 장점인 원칙주의에 김정은 통치자의 변칙이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의 금강산 방문 중단으로 연간 40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이 감소하고, 개성공단 철수에 따라 연 3억 달러의 수입이 끊겼으며 1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간 남한으로부터 벌어들인 돈은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세 번의 핵실험을 하느라고 탕진했을 것이고 이제는 수입원이 끊기니 남한에 손을 먼저 내밀 수밖에 없어 궁여지책으로 3인방을 남한에 보냈을 것으로 판단된다. 원칙에 변칙이 굴복한 것이다.
둘째, 교각살우(矯角殺牛)해서는 안 된다. 쇠뿔 바로잡으려다 소 잡아서는 안 되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워서는 안 된다. 우리의 소원이 남북통일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남한은 내년에 30~50클럽에 세계 7번째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남북문제에 너무 연연하다 보면 세계사에 빛나는 한민족의 영광이 후퇴되고, 기대되는 합의통일이 물 건너갈 수 있다. 외교력을 이용하는 전략적 접근과 조바심보다는 전략적 인내가 필요한 이유다.
셋째, 화이부동((和而不同)으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은 핵보유와 경제적 피지원을 포기할 수 없고, 남한은 5ㆍ24조치 해제,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훈련 중지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것을 여건이 성숙할 때까지 당분간은 인정해야 한다. 이를 제외한 통행, 통신, 통관, 문화교류, 이산가족 상봉, 관광, 경협 등과 같은 문제들은 대화의 장을 마련해 ‘이견을 인정하면서 큰 틀의 화합을 꾀한다’는 화이부동이나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원칙을 준수해야 남북문제는 풀릴 수 있다.
아무리 급해도 원칙을 지키며, 우리의 국익을 우선하고, 좁힐 수 없는 이견은 남겨두고 풀 수 있는 문제부터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필요한 과제의 선택과 집중(Choice & Concentration), 이견을 좁히기 위한 부단한 소통(Communication), 통일을 위한 기능적 융합(Convergence)의 3C 전략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조용만 (상지대학교 평화안보대학원 교수)
* 출처 : 국방일보 11월13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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