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비리 줄이고 수출 늘리는 길
최근 일본 아베 총리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월 1일 무기 수출 관련법을 바꾸더니 이젠 노골적으로 무기를 팔기 위해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박근혜 정부도 창조 경제의 핵심으로 방산 세일즈를 강화하고 있지만, 연이은 ‘방산비리’ 문제로 순조롭지 못하다.
필자는 방산비리가 상존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로 전문성이 결여된 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을 지적한다. 과도한 경쟁에 의한 폐해를 줄이기 위해 과거에는 전문화란 제도 아래 특정기업을 정부가 육성해 왔지만 기업 봐주기 시비로 2006년부터는 전문화제도를 폐지하고 자유경쟁입찰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품종 소량 생산의 방위산업 특성상 업체들의 수익성 저하 극복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원가를 속이거나 시험 성적서를 위·변조하는 등의 편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일본의 잠수함 건조정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1959년부터 50년이 넘게 가와사키와 미쓰비시 중공업 조선소에서 매년 번갈아 1척씩 잠수함을 건조하는 ‘물량배분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품질저하를 방지하고 잠수함 건조기술·시설·인력을 안정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도 한때 물량 배분 정책을 적용하려 했지만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 해서 추진하지 못했다. 지금 한국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2개 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으나 매년 국내 물량 수주경쟁의 폐해에 시달리고 있다.
잠수함 건조 100년 전통을 보유한 독일조선소 관계자들의 말에 의하면 잠수함 한 척의 모델을 개발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15척 정도는 생산해야 한다고 했다.
건전한 방산기업의 유지·발전은 수출에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1400톤급 잠수함 수출을 성사시키자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을 목표로 500톤급 잠수함 개발을 시작했다. 벌써부터 해외시장에서 우리끼리 수주 경쟁이 아닌 전쟁을 시작했다. 한국 조선소끼리 해외에서의 경쟁은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
하나의 무기체계를 개발해 객관적인 원가자료를 얻기까지 통상 10년 정도로 본다. 잠수함처럼 생산경험이 10년 이상 돼 객관적인 원가자료가 축적된 무기체계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략수출품목으로 지정해 복수의 기업에 물량배분하는 정책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국내 수요량의 안정적 생산에 기여하고 과도한 경쟁에 의한 방산비리도 줄일 수 있다. 또한 수출 시는 양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제 경쟁 입찰에 진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 주면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다.
국민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업도 살리고 수출도 늘리는 법·제도 개선에 끊임 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 출처 : 국방일보 12월2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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