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김 자택으로 "한국 국민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이 말을 한국 국민께 꼭 전해주십시요. 정말 감사합니다."
가석방을 앞두고 가택수감을 위해 윈체스 7년여의 수감 생활에도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로버트 김씨는 1일 미국 버지니아 주 애쉬번 자택에서 가족 품에 돌아온 첫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자택을 방문한 연방정부 직원이 가져온 발목에 띠같이 두르는 전자 발찌로 인해 이동을 항상 감시받으며, 교회에 나가는 일 외에는 따로 사는 자녀 집 방문 등 대부분의 외부 출입이 제한된 처지다.
그러나 모국에 대한 애국심의 발로였던 일로 겪었던 수감의 고통이 곧 끝날 것을 실감하는 듯 환한 표정이었다. 가택수감 조치는 모범수에게 부여되는 혜택이지만 전자 발찌 값 104달러는 김씨가 부담한다.
김씨와 부인 장명희씨는 이날 공식 인터뷰 요청에 "공식 가석방되는 7월27일 이후 자유롭게 보자"며 전화 통화외에 직접 만나기를 꺼리는 등 처음엔 매우 조심스러워 했으나, 결국 현관문을 열고 받아들였다.
김씨는 건강해보인다는 말에 "팔굽혀펴기를 150회까지 할 수 있다"며 건강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자영업을 하는 아들 종윤(33), 올해 각각 교사 자격증과 버지니아대 심리학 박사 학위를 딴 정연(34)과 재연(28)씨 두 딸 얘기때도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관절 수술 병력때문에 계단이 많은 현재의 집이 불편해 이사할 예정이다.
--소감은.
▲정말 너무 오래 있다가 사회에 나오니 해방된 기분이지만, 완전히 나온 것은 아니어서 심적인 압박감은 아직 있다.
한국 국민들이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격려하고 도와줘 고통스러운 수감 생활에 정말 힘이 됐다. 아니었으면 얼마나 외로웠겠는가. 한국인임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 그 사랑에 보답하려 한다.
--부친 임종도 못했는데.
▲지금 당장이라도 한국에 가고 싶다. 연방정부 직원이 오면 갈 수 있을지 물어보려 하지만, 허용해줄지는 알 수 없다.
--한국내에서 언어연수 학교 설립 뜻을 밝힌 것으로 아는데 앞으로 계획은.
▲지금도 그 생각은 하고 있지만 저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니 여건이 돼야 할 것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내 경험을 바탕으로 특강 같은 것도 하고 싶다. (부인 장명희씨는 "무조건 미국에 와야 되는 게 아니라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말해주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후원회측에선 한국 정부가 석방 노력을 소극적으로 한다며 섭섭해 하기도 했는데.
▲나는 그런 것 없다. 나도 정부에서 일해봤지만, 어느 정부건 공식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한국 정부가 노력한 것으로 알지만, 그 결과가 반드시 의도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혐의에 비해 형이 가혹하지 않았나.
▲나는 나대로 했지만, 미국의 법을 어긴 면이 있으니 미국도 법치국가로서 법대로 한 것일 것이다. 다만 좀 심한 것 같긴 하다.
--최근 한미관계에 여러 변화가 생기고 있는데.
▲한미관계에서 변화는 당연하다. 한국도 주권국가로서 할 말은 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다만 반미는 안된다. 서로 잘 지내야 한다.
--영구 귀국 계획은.
▲지금으로선 없다. (konas)
◆ 석방 앞둔 로버트 김 생활고 ‘막막’
연금 등 수입원 끊겨 ... “고민 많지만 결코 후회는 없어”
기밀누설 혐의로 복역 중인 로버트 김(64세, 한국명 김채곤)이 출감 50여일을 앞두고 있지만,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로버트 김을 만나고 돌아온 이웅진 후원회장은 “그는 모든 수입이 끊어졌고 은행거래도 중지되어 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신용을 중요시하는 미국사회에서 재소자가 된다는 것은 많은 불이익과 편견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로버트 김처럼 화이트칼라에서 재소자가 됐을 경우 하루아침에 쌓아놨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64세의 고령인 김 씨가 석방된다 해도 생활이 막막한 상황.
실제로 투옥 전까지 연봉 10만 달러 이상을 받던 공직자였던 로버트 김은 복역 전과 때문에 연금 혜택도 받지 못할 뿐더러 일자리도 쉽게 얻을 수 없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출감을 앞두고 사회적응훈련을 위해 한인이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근무하며 시간당 5달러 정도의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아들 월터 씨마저 아버지가 사건에 연루되자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나다시피 그만두게 되었고, 부인 장명희 씨가 한인교회 등에서 허드렛일을 맡아 근근이 생활을 유지해왔다. 더구나 장 씨는 요즘 관절염을 앓고 있어 치료가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후원회에 모은 후원금은 8000만원 정도. 굴지의 기업들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을 때 1만원, 2만원씩 알음알음 알게 된 국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보내온 정성이다. 하지만 이 정도 금액으로는 로버트 김이 석방 후 정상적 생활을 영위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이웅진 후원회장은 “로버트 김이 우리 정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북한관련 자료를 넘겨줬지만, 정작 대미관계 악화를 우려한 정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후원회는 7년여의 수감으로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로버트 김의 정착비용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앞으로 두 달간 서울 시내에서 가두모금을 펼칠 계획이다.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조국을 위해 너무나 값비싼 희생을 치른 로버트 김은 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솔직히 지금 상태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 그래서 고민은 많지만, 과거에 대해 결코 후회는 없다”며 변함없는 조국사랑을 내보였다.konas)
◆ "그가 외롭지 않았던 유일한 힘은 국민”
가택연금 들어간 로버트 김 한국 가족들 표정
로버트 김이 교도소에서 집으로 거처를 옮겨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가족들의 표정도 다소 밝아졌다.
그의 고향인 전남 여수에 살고 있는 어머니 황태남 여사는 “아들이 집으로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소식을 며칠 전 며느리로부터 들었다”고 말하며 목이 메었다. 황 여사는 “건강이 가장 염려된다”면서 “부디 건강하기만을 바란다”고 전했다.
형님의 바람대로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동생 김성곤 의원(여수 갑, 열린우리당)은 “사건 발생 당시 9년형을 언도받아 까마득하게만 느껴졌는데, 이제 가족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니 감개무량 하다”며 기뻐했다.
김 의원은 “보호관찰 사면과 연금이 끊긴 막연한 상황에서의 생활대책 및 후원활동 등 후속 조치를 위해 탄원과 국회차원의 구명운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그간 옥중의 로버트 김을 외롭지 않게 한 유일한 힘은 국민이었다”며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 그가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후원회 측으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동생 김형곤씨는 “집에 있더라도 감시장치를 차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플 것 같다”며 “형님이 앞으로 평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 가족들은 로버트 김이 석방되는 7월말 경 미국으로 건너가 모질고 길었던 지난 세월을 뒤로하며 반갑게 해후할 예정이다. (konas)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