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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의 자유는 헌법질서 위해 제한할 수 있는 상대적 자유

Written by. 손자영   입력 : 2004-06-04 오전 9: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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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전주, 수원지법 '양심빙자 병역거부자' 유죄판결 배경


①<분단현실서 병역의무가 최우선>
②<양심의 자유가 국가공동체의 가치에 우선할 수 없다>
③<국민적 통합을 해치고 자유민주주의에 반한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서울남부지법의 무죄판결로 잠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병역의무이행'문제가 지방법원들의 잇따른 유죄판결로 수면이하로 잠수할 분위기다. 춘천지법과 전주지법에 이어 성남지원이 잇따라 유죄판결을 내린 결과이다. 서울남부지법 이정렬 판사의 '튀는 판결'이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나가고 있는 듯하나 아직은 낙관할 단계가 아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계류중인 사건에 대한 심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죄판결 이후 나온 첫 유죄판결은 춘천지방법원 이철의 판사로부터 나왔다. 이 판사는 5월 27일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해 지난 4월 구속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자 이모(21.춘천시 후평동)씨에 대해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사훈련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두번째 유죄판결은 6월 2일 전주지법 남준희 판사의 판결이다.

남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모(21) 피고인에 대해 "동년배 젊은이들이  국민개병주의 원칙에 따라 헌법적 의무인 병역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형평성과 헌법상 국방의 의무를 고려할 때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판결하고 이철의 판사와 같은 형량인 징역1년6월을 선고했다.

세번째 유죄판결을 내린 주인공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3단독 김영학 판사다. 김 판사가 6월 3일 '여호와의 증인'신자에게내린 유죄판결의 핵심은 양심의  자유 실현에 대한 제한문제와 함께 분단 현실과 남북 군사력 대치상황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헌법상 우리나라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고  평화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남북분단 등 안보현실 속에서 병역의 의무가 가장 중요하고 동년배의 젊은이들이 남북한 군사력이 대치하는 안보최일선에서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안보현실을 적시했다.

특히 이런 현실에서 '여호와의 증인'을 '특정 종파'로 규정하고 특정 종파의 종교적 신념을 기초로 한 병역거부 행위는 국민적 통합을 해치고 국가 공동체의  가치형성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병역법 88조1항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김 판사는 못박았다.

더우기 김 판사는 선고당시 판결문에 없는 "자유민주주의에 반한다"는 표현까지 사용해 안보현실을 거듭 강조했다.

병역법 조항의 '정당한 이유'를 극히 제한적으로 해석한 명판결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양심의 자유'와 관련, 양심의 자유가 절대적 자유지만 외부로 실현할  때에는 국가공동체의 가치 또는 헌법적 질서에 따라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상대적 자유'라는 점을 들었다.

네번째 유죄판결은 서울서부지법에서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이준승 판사는 4일 `여호와의 증인' 신자로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위한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서모(25.회사원)  피고인에게  병역법 위반죄를 적용,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병역거부 이유로 `양심의 자유'를 들었지만 이는 현행 헌법상 보장된 양심의 자유의 범위를 벗어난다"며 "입영 거부는 병역법상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현행 병역법에 대해 현재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 제청이 돼있고, 최근 서울남부지법에서 병역거부자에 대한 1심 무죄 선고 등이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해 통상의 관례처럼 피고인을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씨는 1월5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2월2일 육군 모 부대에 입영하라'는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서를 전달받고도 소집일로부터 3일이 지나도록  정당한 사유없이 소집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처럼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유죄판결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난달 21일 서울남부지법 이정렬 판사의 '무죄판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오모(22) 피고인에 대해  "병역법상 입영 또는 소집을 거부하는 행위가 오직 양심상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서 양심의  자유 라는 헌법적 보호 대상이 충분한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하고 무죄를 선고했었다.

무죄판결 이후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와 병무청의 반발이 심하게 나타났고 젊은 입영 대상자들도 무죄판결을 반기지 않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유.무죄판결이 1심 선고이기 때문에 최종 결정은 상급심에서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무죄판결에는 검찰이 항소하고 유죄판결에는 피고인이 항소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서울동부지법이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 결정이후로 항소심 재판을  연기하면서 헌법재판소 등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되고 있다. 

물론 대다수 국민은 상급심이 유죄판결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판사의 잘못된 판결로 국론이 분열되어 국민통합과 안보가 훼손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헌재의 결정이 빨리 내려져야 한다.

헌재는 지난 2002년 2월 7일 박시환 판사 (당시 서울 남부지법)가 위헌제청한 병역법 제88조 1항(정당한 사유없이 입영에 응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의 위헌심판 사건에 대해 2년 4개월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결정선고를 하지 않고 있다. 헌재의 결정이 미뤄지자 대법원도 현재 상고심에 계류 중인 최 모씨 등 '여호와의 증인' 신도 2명에 대한 선고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춘천, 전주, 수원, 서울서부지법과 같이 소신 판결을 내리지 못한 일부 하급심들이 헌법재판소의 눈치를 보며 결정을 미루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국론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불필요한 국력이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헌재의 결정이 빨리 내려져야 하는 또다른 이유다.(konas)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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