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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투병파병과 국익

Written by. 이상훈   입력 : 2003-09-20 오전 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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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라크에 독자작전능력을 갖춘 여단규모의 경보병부대 추가파병을 요청해 왔다. 지난 4월, 공병·의료지원부대 675명 파병을 결정하는데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기에 경보병 추가파병까지는 더 많은 진통이 뒤따를 것이다.

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더구나 사랑하는 자식을 남의 나라 분쟁지역에 보내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을까. 그러나 전쟁과 테러와 각종 재앙이 끊이지 않는 지구촌에서 세계인과 더불어 살아가려면 때로는 내키지 않는 길도 가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금번 미국의 추가파병 요청 역시 이런 맥락에서 수용이 불가피해 보인다.

첫째,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정신을 준수해야 한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3조에는 "상대 당사국에 대한 무력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인정하고..."로 되어있다. 이 정신에 따라 미국은 6.25전쟁 당시 연 인원 120만명의 병력을 한국에 파병해 주었고, 그후 반세기동안 이땅에 주둔해준 덕분에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테러공격을 받은 미국이 대테러전에서 우리에게 SOS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둘째, 6.25전쟁당시 21개국의 지원을 받았던 나라로서 도리를 다해야 한다.
금번 이라크전쟁은 UN이 아닌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으로 치루어 졌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 지원요청을 해놓고 있는 20여개국이 대부분 6.25당시 우리를 도와준 자유우방국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6.25당시 한국을 도와준 미국과 자유우방국으로부터 지원요청을 받고 있는 셈이며, 이들과 함께 일류공적인 대테러전에 동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셋째, 미국의 요청을 거절할 경우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미국 조야에서는 주한미군 철수론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사회일각에서는 주한미군 재배치 협상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려 한다. 만약 추가파병을 거절할 경우 이러한 움직임이 가속도를 갖고 추진될 것이 뻔하다. 지난번 이라크 파병을 거부한 독일주둔 미군병력을 철수시켜 이라크에 투입하고 대폭적인 주둔미군 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추가파병이 피할 수 없다면 전투병 파병을 통해서 최대한의 실리를 챙기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먼저, 한·미간의 군사현안을 해소하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현 정부출범 이후 한·미 동맹관계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으로 비춰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러한 조짐은 용산 미군기지 한강이남 이전 등 미군재배치 계획에서 더욱 확대되었다. 따라서 전투병 파병은 주한미군 재배치 백지화 또는 무기한 유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월남파병 당시 한·미 양국이 '브라운 각서'를 통해서 파병비용의 미국부담, 육군 17개사단과 해병 1개사단의 장비현대화 등 14개항에 합의한 사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다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라크 복구시장에서 추가파병에 걸맞는 지분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라크의 복구사업은 1천억달러의 대형시장으로서 벌써부터 선진국간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월남참전으로 인한 외화수입과 건설사업 수주로 수십억불을 벌어 30년만에 국민소득이 100배로 증가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지 않았던가. 우리 경제의 생명선인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도 약속받아야 한다.

끝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북핵문제는 6자회담에서 우리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 북핵문제에 관한한 한·미 공조를 약속 받아야 한다. 한국농업의 생존이 걸려있는 WTO 협상에서도 우리의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추가파병은 말이 경보병이지 실제로는 전쟁이 종결된 지역에서 치안을 담당하는 평화유지군의 성격을 갖는다. 현재 이라크에 가 있는 서희·제마부대가 이라크 국민들의 환대속에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는 연합방위시대다.
이제 '나 홀로 국방'은 전쟁박물관의 유물이 된지 오래다.


이상훈(재향군인회 회장)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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