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미국의 실체를 바로알자(2)--미국을 견인하는 지배세력은 '신(新)보수주의자'들이다

Written by. 정준   입력 : 2004-06-10 오전 11:03:00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외교적으로 타(他)문화권에 대한 개입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신보수주의자인 네오콘(NeoCon)들은 다르다. 그들은 '미국적(美國的)인 질서가 최고의 가치'라고 믿고 이를 위해서라면 모든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한 평등보다는 '도덕적 가치'와 '절대적인 선(善)' '그리스도 신앙' '등을 강조하며, '미국적인 가치'의 세계화를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미국 내부의 전통적 질서와 가치를 보전하고 국제사회의 도덕적 선(善)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이 국제사회의 질서를 재편하고 타국의 문제에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무력도 마다 않는 적정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족·국가·주권 등의 개념은 전체주의·독재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으므로 그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외교정책에 있어서 방어적 안보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다자간 외교 협상'을 중시해왔던 과거의 우익들과는 입장을 달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패권주의적인 사고에 집착하는 '신종 우익들'이 전통적 보수주의자들보다도 '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오늘날 세계화(Globalization)는 '미국적 가치(American Standard)의 실현'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네오콘'은 역설적이게도 60년대 말 진보성향의 민주당 내 소수분파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당시 민주당이 진보적 이상에 매몰된 채 실제적 결과에 무관심하다는 문제의식 아래 '현실에 근거를 둔 개혁'을 주장했다. '신(新)보수주의자'라는 명칭 역시 좌파들이 이들을 경멸하는 의미에서 붙여준 것이다.

이들은 당시 좌파진영의 견해나 헨리·키신저의 세력균형론(Balancing)을 거부하고 미국이 힘을 통해 세계의 '도덕적 선(善)'을 구현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도덕성에 바탕을 둔 '미국의 이익 추구'는 세계에도 이익이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 슈퍼 파워의 위협 세력에 대해서는 적극적 '군사개입'을 주창한다. 이 점에서 '고립주의'를 지향하는 전통적 보수주의와 차이가 있다.

네오콘이 이론을 넘어 정책을 현실화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은 것은 2001년의 9·11테러에서였다. 당시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대해 딱히 정책대안(代案)을 찾지 못한 조지·W·부시 대통령이 2000년 신보수주의 연구집단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가 내놓은 선제공격 개념을 수용하면서 이들은 미국의 대외정책의 전면에 등장했다.

현재 미 정부 내 '매파'로 불리는 초강경파의 원조는 모두 '신보수주의 그룹'이다. 이들은 '미국 제일주의'의 기치 아래 부시 대통령의 세계제패 시나리오를 주도하는 실세이다. 현재 부시 행정부의 수뇌부를 형성하고 있고,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입안(立案)하고 있는 그룹은 바로 이들이다.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의 지배적인 이념이 신보수주의가 된 것이다.

부시 주변의 '딕·체니 부통령'과 '도널드·럼즈펠드 국방장관' '폴·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존·볼튼 국무부 국가안보 군축담당 차관' '리처드·펄 국방정책 자문위원' '엘리엇·에이브럼스 대통령 특별보좌관' 등이 모두 전형적인 네오콘들이다.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과 선제공격에 입각한 군사전략 역시 네오콘의 주창자였던 핵 전문가 윌·스테터(시카고대학 교수)의 주장이 현실화한 것일 뿐이다. 이들의 배후에는 '프랜시스·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문제고등연구원장' '도널드·케이건 예일대 학장' '찰스·크로서머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등이 있다. 부시 행정부 매파들의 집합소로 불리는 '미국기업연구소'(AEI) 및 공화당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등이 그 산실이다.

네오콘들은 '유대인' '동부지역 명문대학(Ivy League)출신 엘리트'라는 지연 혈연 학연으로 단단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40대 레이건 대통령과 41대 아버지 부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공화당 집권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데 이어 클린턴의 집권기를 뛰어넘어 조지.W.부시의 집권과 9.11 테러사건을 계기로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부시 주변에서 '대북(對北) 대화론'의 소수 의견을 이끌고 있는 비둘기파로는 국무부의 콜린·파월 장관과 제임스·켈리 동아태(東亞太)차관보 등이 남아있을 뿐이다. 강경파들이 포진해있는 부시 행정부 밖의 비둘기파의 대표적 인물로는 '지미·카터 전 대통령'과 '제임스·레이니 전 주한대사'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전문가인 조지아대학의 '박한식 교수' 등 '조지아사단 3인방'과 '도널드·그레그' 전 주한대사(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등이다.

지난 해 8월 6자회담 개최 직전에 사표를 던진 잭·프리처드 대북 교섭담당 대사(현 브루킹스연구소 객원연구원)도 클린턴 행정부 당시부터 대화를 통한 미북(美北)관계 개선을 줄곧 주창해왔었다.(강경파들의 견제로 낙마) 지난 94년 미국측 수석대표로 미-북 제네바 합의를 성사시킨 로버트 갈 루치 조지타운대 국제대학원장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도 대화론자였다.

그러나 이제는 이들 네오콘들이 미국의 권좌를 장악한 것이다. 신보수주의의 이념적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는 어빙·크리스톨(미국기업연구소(AEI)창업자) 레오·스트라우스(전 시카고대 교수)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들이 최초 그 이념을 선보인 시기는 1983년이었다.

우리는 패권국가 미국의 '신(新)보수주의'를 탓하기보다는 '힘의 논리'를 인정하고 미국의 안보 우산을 적극 활용하는 가운데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외교정책을 통해 국익(國益)을 최대화하는 길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그간 크게 훼손된 한미동맹체제를 다듬어 정상적인 궤(軌)에 올려놓는 작업에 최우선순위를 두어 추진해야 마땅한 일이다. (konas)


정 준 (코나스 논설위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