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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주한미군 감축, 안보공백 우려

Written by. 김철   입력 : 2004-06-08 오후 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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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6일 저녁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군 규모 등 재조정에 관한 협의에서 오는 2005년 12월 말까지 주한 미군 1만2500명을 감축하겠다고 통보했다. 또 오는 8월 이라크로 차출될 예정인 미 2사단 2여단 병력 3600명도 이 감축 계획에 포함되어있다고 밝혔다.

감축 예정인 1만2500명의 병력은 모두 지상군으로 사실상 주한 미 2사단 병력 전체가 한국을 떠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말까지 철수한다면 앞으로 불과 1년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전력 증강에 보통 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 안보공백 우려가 불거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김 숙 외교통상부 북미 국장은 7일 오후 4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각 단계별로 주한 미군이 얼마나 감축될 지, 구체적인 시기, 어느 부대가 감축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미국이 밝히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는 미국의 제안을 면밀하게 검토해 앞으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사안은 국방부가 중심이 되어 소장급 한미 군 관계자가 참여하는 군사위원회에서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밝힌 주한 미군 재조정의 가이드 라인은 ▲한미동맹 강화 ▲해외미군 재배치(GPR)을 한국에 적용할 때 한반도 안보상황 충분히 고려 ▲주한미군 재조정을 통해 연합방위능력 강화 ▲한국정부의 협력적 자주국방을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이라고 김 국장은 전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 국장은 "주한미군 규모 변화 등이 앞으로 용산미군기지 이전문제에 반영될 부분이 있으면 반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용산미군 기지 이전 협상에서 비용 문제를 재검토 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 정부는 용산미군 기지 이전은 우리가 먼저 요구한 것이기 때문에 30억~50억달러로 추정되는 이전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군 감축이 공개됐기 때문에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발표했던 비용규모를 그대로 한국 정부가 다 부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남는다. 한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6월 주한 미군 1만2000명 감축을 통보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하지 않은채 용산기지 이전 비용 전액 부담이라는 원칙하에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렇게 협상을 진행해 온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는 여러가지 면에서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일단 내년 말까지 감축한다는 것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일반적인 예상으로 주한 미군 감축은 오는 2012년에 완료되는 것으로 생각됐으며 아무리 빨라도 오는 2007년께나 감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내년 말까지 1만2500명이 빠지게 된다면 한국은 이에 대비할 시간이 전혀없다. 미 지상군 1개 사단은 보통 한국군 1개 군단의 화력에 해당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군사 장비 소요를 계산해 도입 완료하는데 보통 10년이 걸린다. 한국이 아무리 많은 국방비를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1년6개월 안에 전력 공백을 메울 수는 없다.

북한과의 획기적인 군축협상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일반 국민, 특히 보수진영에서 안보공백론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주한 미군이 빠진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더욱 더 미국의 해공군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은 주한 미군을 동북아 기동군으로 바꿈과 동시에 한미일 '지역 군사동맹'을 구상하고 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미국은 이제까지 따로 놀았던 한미 연합군사력과 미일 연합군사력을 통합해 운용하려고 한다"며 "주한미군이 빠진 전력 공백을 한국이 1년6개월안에 메울 수 없다. 한국이 미국에 의존할수록 한미일 통합군사운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1만2500명이 내년 말까지 빠진다면 이는 사실상 미 2사단 병력의 완전 철수를 의미한다. 현재 주한미군 3만7000명 가운데 지상군 병력은 2만8000명이다. 주한 미 2사단 1만4000명, 미 8군 1만4000명 수준으로 이뤄져 있다. 미 8군 병력은 501정보여단, 제1통신여단, 제8헌병여단 등 정보 및 전투근무지원 부대다.

실제 전투 병력은 미 2사단이다. 그러나 미 2사단 예하 3개 여단 가운데 제 3여단은 스트라이커 부대로 재편되어 이미 미국 본토에 주둔중이다. 2여단은 오는 8월부터 이라크로 차출된다. 남아있는 것은 1여단과 아파치 헬기를 보유한 항공여단 및 포병여단 등이다. 1만2500명이면 2여단을 포함해 1여단과 항공여단, 포병여단 병력을 포괄한 것이다.

국제조사문제연구소 조성렬 박사는 "1만2500명 감축이면 주한 미 2사단 병력은 다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대신 한국에서 철수한 2사단 예하 여단들이 스트라이커 여단으로 재편되어 한국에 6개월씩 순환 배치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박사는 "여기에 1개 여단 규모의 중화력 장비를 화물선에 실어 평택항 정도에 해상배치를 하고 유사시 미 본토나 하와이 등에서 이틀안에 투입되는 형태를 취할 것같다"고 예상했다. 조 박사는 "남아있는 지상군은 조기 경보 및 정보 등 부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지난해 11월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언급했다.

 

미국은 최근 주한 미군의 동북아 기동군으로 역할 변화를 공식 선언했다. 그런데 기동성과 신속성을 위해 만들어진 스트라이커 여단이 한국에 배치된다면 이는 군사 기술적으로 완전히 미국의 선언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초 한강 이북의 주한 미 2사단을 한강 이남으로 배치한 뒤에는 "주기적으로 한강 이북에서 훈련을 해 사실상 한강 이북에 배치한 것 같은 효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스트라이커 여단이 한국에 주기적으로 훈련을 겸한 활동을 함으로써 사실상 정기 주둔의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전 세계를 향해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는 스트라이커 여단이 한국에 배치되는 것은 그 자체가 주한 미군의 성격변화가 완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주한미군의 성격변화가 미국의 뜻이니 어쩔수 없다는 것으로만 받아드리지 말고, 정부가 우리의 안보역량이 성숙할 때까지 미군주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확고한 대미협상안을 갖고 주한미군의 성격변화를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어올 수 있는 외교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자주국방의 역량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자주를 외치고, 자존심을 앞세워 반미를 외쳐온 결과가 '안보공백'으로 우리에게 갑자기 다가온 것 아닌가 자성해야 한다. 외교는 실리가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 (konas)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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