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라크 결의안 통과 의미와 전망
이라크 결의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통과로 이라크 임시정부는 국제적 지위를 확고히 함과 동시에 국내 지지 획득과 보안위기 대처에서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
또 안보리가 미국과 영국이 4차례에 걸쳐 수정, 제출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은 미국의 주권이양 계획에 대한 국제사회의 승인을 의미한다.
그러나 결의안 통과가 이라크 내 테러분자들과 반군세력의 위협이 끝났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특히 결의안이 주권 이양 후 7개월 간 활동할 임시정부 내 여러 파벌 간 갈등 해소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시아파 지도자 그랜드 아야툴라 알리 알-시스타니는 안보리가 결의안 내용에 임시헌법을 언급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임시헌법을 승인하지 않으면 정부 구성과 총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벌써부터 헌법문제로 갈등을 노출하고 있다.
결의안 통과는 무엇보다 임시정부에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IGC)가 누리지 못했던 국제적 합법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이 결의안의 중요성은 이라크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온 어려움의 주된 이유였던 외부세력의 이라크 점령을 진정으로 끝낸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임시정부는 결의안 통과로 그동안 이라크 점령에 동조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을 우려해 IGC와 일정 거기를 유지해온 주변 아랍국가의 지지를 획득하는데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또 지금까지 이라크전쟁에 반대해온 프랑스와 독일 등이 당장 평화유지군에 참여하지는 않겠지만 이 결의안이 이들 강대국들의 도움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주도해온 점령 당국에 협력하지 않았던 다른 많은 국가들도 이라크가 국제적으로 주권국가로 인정받게 됨으로써 경제적 지원과 교육 등을 통해 이라크 재건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사회의 승인이 급진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와 드러나지 않고 있는 수니파 반군 등 강경파의 지지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임시정부가 대다수 이라크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임시정부는 결의안 통과로 가장 시급한 문제인 보안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지만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며 성공여부에 따라 향후 이라크 정국의 향방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시정부가 7개월의 짧은 기간에 반군활동과 무질서를 종식하기는 어렵겠지만 시아파 지도자 알-시스타니가 총선 기한으로 제시한 내년 1월 31일까지는 총선을 치를 수 있을 정도로 폭력사태를 진정시켜야만 한다.
2천500만 이라크 국민의 60%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대변자격인 알-시스타니는 내년 1월 총선이 연기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누차 밝혀왔다
결국 결의안의 안보리 통과로 주권 이양계획은 승인됐지만 이는 2005년 말까지 완전한 선거를 통해 선출된 이라크 정부를 출범시키기 위한 많은 절차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이라크 실험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셈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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