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도우미' 선고유예-정부의 자국민보호 의무 소홀 질타
탈북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여권을 위조해 준 이른바 '탈북자 도우미'에게 내려진 선고유예 판결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이 12일 A씨 등 2명에게 내린 사실상의 무죄판결인 선고유예판결에 대해 정부에서 곤혹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13일 "사법부 판단에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공문서 위조라는 실정법 위반은 사실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록 공문서 위조는 범죄지만 생명과 자유를 위협받는 탈북자를 돕기 위한 행동"이었기 때문에 정상참작했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
특히 재판부가 "국가가 외교상 문제 소지가 있는 탈북자 보호를 소홀히 하는 등 '자국민보호' 의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탈북자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대목과 관련, 중국정부와 한국 및 북한의 현실적인 외교관계를 잘 모르는 데서 나온 것이 아니냐며 볼멘 목소리도 정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 헌법상 탈북자도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중국은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국가 대 국가로서 혈맹인 북한주민으로 보고 있어 재중탈북자 문제는 엄연히 중국과 북한 당국간의 문제라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탈북자들의 사정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중국은 탈북자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북한 이탈주민으로 판단한다"며 "중국법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우리 외교공관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중국측 입장을 고려해 재중탈북자의 무조건적인 송환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우리 공관으로 진입한 탈북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이면서도 '조용한' 협상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시키고 있고, 중국정부도 한국과 외교적 중요성을 감안해 이 정도는 '양해'하고 있다.
하지만 삼엄한 경계 속에서 탈북자가 주한 공관에 진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 사실상 정부가 탈북자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게 국내 탈북자 지원단체들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탈북자들의 국내입국을 위해 '실비'만으로 위조여권을 만들어 주는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번 판결로 인해 국내 탈북자지원단체들의 탈북자들에 대한 '탈법' 입국 주선이 더욱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여 향후 외교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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