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한국, 북한 핵위협 대응에 관한 과제
본 내용은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의 ‘한국의 북핵정책 분석과 과제 : 위협과 대응의 일치성을 중심으로’(국가정책연구 제29권 제1호 : 137-160, 2015. 3. 6) 제하 논문내용 중 ‘향후 한국 북한 핵위협 대응에 관한 과제’에 대한 소주제 내용임.(편집자 주)
1. 위협과 대응 간 불일치의 인식과 개선 노력
현재의 한국에게 시급한 사항은 북한 핵위협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다. 북한은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소형화·경량화 하는데 성공하여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고, 한국군은 이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북한이 핵무기의 다종화·다수화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대응태세는 더욱 미흡해질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핵무기가 사용할 수 없는 무기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이재학, 2014 : 107)라는 인식처럼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여 대비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한국, 미국, 일본 등 우방국들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억제 및 방어태세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경험에서와 같이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무기 증대를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한·미·일은 대북정책조정그룹(TCOG : Trilateral Coordination and Oversight Group)을 구성하여 북한에 대한 공조체제를 과시한 적이 있다.
억제태세는 지속적으로 강화하되,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북한의 핵공격 시 북한의 수뇌부들을 사살(decapitation)하겠다는 결의를 과시하고 벙커파괴탄(bunker buster)을 확보하여 실질적 구현능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박휘락, 2013a : 171). 독재체제라는 북한의 정치적 특성상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에 대한 직접적 응징위협은 결정적 압박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박창권, 2014 : 99).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가 “삼위일체”(Trinity)라는 말로 강조하였듯이(Clausewitz,1984 : 89) 국민, 군대,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하고 억제실패 시 방어하는데 실질적인 방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국민들부터 북한 핵위협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대피를 포함한 방어태세를 강화해야할 상황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최용환, 2010 : 211). 특히 지식인들은 북한의 핵위협과 한국 대응태세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줘야 하고, 정부에게 실질적인 방어대책을 수립 및 구현할 것을 요구해야한다.
2. 방어역량의 집중적 개선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현재 한국이 조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어는 선제타격이다. ‘킬 체인’ 개념에서 제시되고 있듯이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F-15와 F-16 전투기를 활용하여 창의적인 방법으로 기동할 경우 식별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을 정확하게 타격하여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탐지-식별-결정-타격’의 단계 중에서 현재로는 정확한 탐지와 식별이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와 군의 특수요원들을 철저하게 훈련시켜 필요시 신속하게 표적지역으로 침투하여 핵심적인 정보를 획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공중에서 요격시킬 수 있는 능력, 다른 말로 하면 BMD를 서둘러 구비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짧은 반응허용 시간, 근접한 거리, 서울의 취약성, 북한 의도 파악의 곤란성”이라는 한국 특유의 제한사항이 있지만(Allen, 2000 : 33) 부분적인 방호라도 가치가 있고, 일단 착수해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다. 한국은 하층방어용의 PAC-3 요격미사일을 조기에 확보하되, 장기적으로는 상층방어용인 사드나 SM-3 미사일의 확보 필요성도 검토하고, 부스트단계에서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의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은 효과적인 BMD를 위하여 미국 및 일본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BMD에 관한 개념적, 기술적 선도국이면서 한국과 동맹국이고, 일본도 나름대로의 BMD를 구축하였다. 이들 국가와의 협력은 상호간의 보완효과를 키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의 탐지 능력을 활용함으로써 요격미사일의 확보에 노력과 재원을 집중할 수 있고,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현장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한다면 한국의 방어태세는 더욱 향상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2014년 12월 29일부로 한·미·일 3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한 것이다.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가의 모든 방어대책들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별도의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별도의 기구를 만들거나 기존 기구를 핵대응부서로 지정할 필요가 있고, 군의 경우에도 ‘합동방공사령부’를 구성하여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에 관한 모든 조치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국방연구원’이나 ‘국방과학연구소’ 등 모든 국방관련 연구소들의 연구 중점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방책을 강구하는 데 집중하도록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거나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연구소를 설립하거나 민간 및 외국 연구소와의 협력체제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3. 핵민방위의 논의와 추진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에 대한 억제를 확신할 수 없고, 그것이 실제로 발사되었을 경우 공중에서 요격할 수 있는 능력도 아직 구비하지 못하고 있으며, 선제타격의 성공도 보장하기 어렵다면 한국은 핵대피, 즉 핵민방위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민방위는 현재 국민안전처 소관이기 때문에 핵민방위도 그러해야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더욱 분명하게 지정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를 비롯한 다른 정부부처들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기업 등 사회의 모든 단체들도 함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할 것이다.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조해야할 것이고, 대피요령을 함축하여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민방공 훈련에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공공대피소를 지정 및 구축해 나가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별로 필요성과 필요규모를 판단하고, 기존의 민방위시설을 핵대피가 가능하도록 보완하거나 지하철이나 대형건물의 지하공간을 일부 보완하는 등으로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할 것이다. 각 아파트 및 주택별로도 지하주차장이나 지하실을 보강하여 가족대피소로 활용하도록 권장해야할 것이다. 핵대피를 위해서는 폭발 후 치명적인 2주간을 지하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홍보하고, 질서있는 단체생활을 위한 준비사항과 생활규칙도 정립하여 숙지시켜야 할 것이다. 건물의 신축 시 핵대피를 위한 설계를 반영하도록 하고, 그러할 경우 예산을 지원하거나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할 수도 있다(국립방재연구원, 2012 : 37).
4. 유연한 남북관계 모색
북한이 핵무기의 ‘다종화·다수화’를 추구하고 있는 현 상황은 한국이 과거와 동일한 시각으로 남북관계를 진행해서는 곤란함을 모든 국민들이 인정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관련 결의안을 추진하자 북한이 핵무기 사용으로 위협하고 있듯이 사소한 갈등이 심각한 대결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철저하게 대비하면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자 조심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위협이 커질수록 남북한 관계는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하고, 이것을 유화정책으로 비판해서는 곤란하다.(최용환, 2010 : 211)
한국은 급변사태에 관한 논의나 통일지향의 정책표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비밀리에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거나 계획을 발전시키더라도 급변사태에 관한 공개 논의는 자제함으로써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아야할 것이다. 통일정책에 있어서도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라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되, 화해협력 분야를 강조함으로써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누적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는 ‘통일’ 대신에 ‘화해협력’ ‘대화’ ‘상생과 공영’과 같은 단어를 강조해야할 것이다. 통일을 강조할 경우 나의 이념과 체제를 강요하는 것으로 북한에게 인식되어 1단계의 화해협력도 제대로 추진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소규모 충돌이나 갈등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효과적인 위기관리체제를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은 제반 상황을 냉정하면서도 정확하게 평가하여 “단호하게 대응하되 확전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하고, 서로의 오해로 인하여 불필요하게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북한과 대화채널을 확보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평소부터 남북한 군대간의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CBM : Confidence Building Measures)를 확대 및 발전시켜 나가야할 것인데, 한국군은 훈련에 관한 사항을 더욱 자세하게 북한 측에 사전 통보하고, 방어적인 무기 및 장비, 작전개념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북한군과 약속한 것은 철저하게 준수하고, 그 과정을 통하여 신뢰를 점점 누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Konas)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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