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북한에 지원한 의료기구와 약품들이 북한의 암시장에서 팔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의 취재협력자가 지난해 10월, 북한 북부 지역의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의료기구와 약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조사 결과 주사약과 여성 생리용품을 제외한 대부분 의료기구가 유엔으로부터 지원받은 의료기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프레스’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2014년 10월14일 현재 의료기구 가격에 따르면 유엔 물품인 ‘청진기’와 ‘혈압계’는 북한 돈으로 각각 3만 5천원, ‘체온계’와 ‘주사기 케이스’는 1만 3천원, ‘겸자’는 1만 3,500원, ‘핀센트’가 8천원 등에 팔렸으며 북한산 ‘페니실린’은 650원, 레바놀은 1,500원, 위생대 10개짜리가 1,800원의 가격을 나타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나 간호사, 직원들이 제대로 생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의료 서비스 노동자들도 배급도 받지 못하고 있어 병원 관계자가 병원의 지원물품이나 국산 물품 등을 장마당에 팔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이시마루 대표는 장마당에서 암거래되는 의료 기구는 북한 내 불법 의료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며, 병원이 아닌 개인집에서 불법 의료행위를 하려는 사람이 장마당에서 유엔 물품, 또는 국산 의료기기를 구매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뇌물을 주거나 스스로 부담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오늘날 북한의 의료체계에서 암시장의 의료기구는 “일단 돈만 있으면 최소한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장마당이 보장하는 구조”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