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안보환경
Written by. 홍득표
입력 : 2004-06-18 오후 1:08:00
최근 국가안보와 관련하여 너무 대조적인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 안보환경에 대하여 혼란스러워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의 균열이란 불안한 징후가 구체화되고 있다. 금년 1월 어떤 여론조사에서 한국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미국이 1위(39%)를 차지했다고 한다.
반면에 지난해 4월 미국 폭스 뉴스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의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북한 (54%)을 꼽았다고 한다. 한미동맹 관계가 삐걱대는 이유 중에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간에 현저한 인식 차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주한미군 1개 여단의 이라크 차출과 1만 2천명을 내년 말까지 철수한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주한미군의 예상보다 빠른 감축안에 대하여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검토(GPR)의 일환으로 한국 안보에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낙관론과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현실론이 맞서 있으나 솔직히 갑작스런 미군 감축에 대한 대비책이 소홀한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영원한 혈맹으로 여겼던 한미관계에 금이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 미국의 해외미군기지의 1순위인 전력전개근거지(PPH)에서 그 아래 등급인 주요작전기지(MOB)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미국의 동북아 주축기지가 일본으로 바뀌고 ‘신 애치슨라인’이 설정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갑작스런 미군감축 이후 안보 공백을 충분하게 메울 수 있을지, 협력적 자주를 통하여 대북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64조원이나 든다는 전력증강 계획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미국계를 중심으로 한국에 투자한 외국자본을 컴퓨터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하루 이틀 사이에 빼간다고 가정했을 때 대비책은 있는지, 한미동맹 관계는 진짜 이상이 없는 것인지 등등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군에게 나가지 말라고 바짓가랑이 잡아도 소용없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간다는 데 굳이 붙잡을 필요 없다고 강 건너 불 보듯 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북한간에는 긴장이 완화되고 국가안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4주년을 맞이하여 김대중 전대통령의 대북 특사문제가 거론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9~10월 답방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15일부터 인천에서 열린 우리민족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북측 대표단 110명이 서울에 왔다.
또한 남북 장성급 회담 1차 실무접촉 합의내용에 따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남북 함정들 간에 무선통신과 깃발 신호 등을 통한 시험통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이후 처음으로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교신훈련으로 그 의미가 대단히 크다. 이와 함께 군사분계선 지역의 확성기 ․ 전광판 ․ 돌글씨 ․ 입간판 등 상대방을 겨냥한 모든 선전물을 철거키로 하고, 42년 만에 대북 고별방송을 했다고 한다. 남북한 간에 긴장이 완화되고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어 국가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은 정말 잘 된 일이다. 이를 반기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한쪽에서는 미군의 조기 감축 통보로 안보 공백, 한미동맹 균열, 경제적 파장 등을 우려하고, 다른 쪽에서는 북한과 화해무드가 형성되고 있다. 국가안보에 관하여 위기를 느끼다가 안심하고 또 불안해하다가 안도하는 상황이 늘 반복되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분단 상황에서 숱한 안보관련 사건 ․ 사고 덕분에 이제는 안보불감증과 불안면역증이 생겼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그리 놀라지 않는 것 같다.
4년 전 서해교전으로 국군장병이 피를 흘리고 쓰러질 때 동해에서는 금강산 관광선이 뜨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목격한 국민은 이까짓 것 별것 아니라고 치부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전방에서 조국을 지키는 국군장병들은 헷갈리는 안보 환경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을까. (konas)
홍득표 (인하대 정치학 교수)
최근 국가안보와 관련하여 너무 대조적인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 안보환경에 대하여 혼란스러워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의 균열이란 불안한 징후가 구체화되고 있다. 금년 1월 어떤 여론조사에서 한국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미국이 1위(39%)를 차지했다고 한다. 반면에 지난해 4월 미국 폭스 뉴스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의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북한 (54%)을 꼽았다고 한다. 한미동맹 관계가 삐걱대는 이유 중에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간에 현저한 인식 차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주한미군 1개 여단의 이라크 차출과 1만 2천명을 내년 말까지 철수한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주한미군의 예상보다 빠른 감축안에 대하여 솔직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해외주둔 미군의 재배치검토(GPR)의 일환으로 한국 안보에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낙관론과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현실론이 맞서 있으나 솔직히 갑작스런 미군 감축에 대한 대비책이 소홀한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영원한 혈맹으로 여겼던 한미관계에 금이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 미국의 해외미군기지의 1순위인 전력전개근거지(PPH)에서 그 아래 등급인 주요작전기지(MOB)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미국의 동북아 주축기지가 일본으로 바뀌고 ‘신 애치슨라인’이 설정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갑작스런 미군감축 이후 안보 공백을 충분하게 메울 수 있을지, 협력적 자주를 통하여 대북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64조원이나 든다는 전력증강 계획은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미국계를 중심으로 한국에 투자한 외국자본을 컴퓨터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하루 이틀 사이에 빼간다고 가정했을 때 대비책은 있는지, 한미동맹 관계는 진짜 이상이 없는 것인지 등등 걱정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군에게 나가지 말라고 바짓가랑이 잡아도 소용없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지, 간다는 데 굳이 붙잡을 필요 없다고 강 건너 불 보듯 해도 되는 것인지 걱정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북한간에는 긴장이 완화되고 국가안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4주년을 맞이하여 김대중 전대통령의 대북 특사문제가 거론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9~10월 답방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15일부터 인천에서 열린 우리민족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북측 대표단 110명이 서울에 왔다.
또한 남북 장성급 회담 1차 실무접촉 합의내용에 따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남북 함정들 간에 무선통신과 깃발 신호 등을 통한 시험통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이후 처음으로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교신훈련으로 그 의미가 대단히 크다. 이와 함께 군사분계선 지역의 확성기 ․ 전광판 ․ 돌글씨 ․ 입간판 등 상대방을 겨냥한 모든 선전물을 철거키로 하고, 42년 만에 대북 고별방송을 했다고 한다. 남북한 간에 긴장이 완화되고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가 조성되어 국가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은 정말 잘 된 일이다. 이를 반기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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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미군의 조기 감축 통보로 안보 공백, 한미동맹 균열, 경제적 파장 등을 우려하고, 다른 쪽에서는 북한과 화해무드가 형성되고 있다. 국가안보에 관하여 위기를 느끼다가 안심하고 또 불안해하다가 안도하는 상황이 늘 반복되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분단 상황에서 숱한 안보관련 사건 ․ 사고 덕분에 이제는 안보불감증과 불안면역증이 생겼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그리 놀라지 않는 것 같다.
4년 전 서해교전으로 국군장병이 피를 흘리고 쓰러질 때 동해에서는 금강산 관광선이 뜨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목격한 국민은 이까짓 것 별것 아니라고 치부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전방에서 조국을 지키는 국군장병들은 헷갈리는 안보 환경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을까. (konas)
홍득표 (인하대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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