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백서(2015)에 대한 對應
중국 국방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3년차를 맞아 26일 2015년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25쪽 9천여 字 분량으로 ‘중국의 군사전략’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군사전략이라는 주제로 국방백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국방정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발표한다”고 했지만 내용은 결연한 주권 수호 의지를 알리는 선전포고문 같았다.
중국은 백서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에 존재하는 많은 불안정과 불확실 요인이 중국안보에 불리한 영향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중국이 국방백서에 한반도 불안정에 대한 우려를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핵개발 등 북한의 도발과 체제 불안을 중국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날 백서를 통해 ▲ 미국의 아시아 복귀 ▲ 일본의 전후(戰後) 체제 탈피 및 재무장 ▲ 남중국해 등 해양주권 침해 ▲ 테러리즘 등과 함께 한반도 문제를 중국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 국방백서는 1998년 이후 2년마다 발간된다. 앞서 중국군은 2013년 4월 ‘중국무장역량의 다양화 운용’이라는 제목의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2015년 백서는 미국과 일본을 안보 위협세력으로 특정했다. 또 ‘해양 군사충돌’ 가능성을 처음으로 명시하고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일본과 영유권 분쟁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의 군사충돌 가능성까지 내다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예측 가능한 미래에 세계대전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패권주의 강권정치 신간섭주의가 새로 등장해 크고 작은 충돌이 그치지 않을 것이며 세계는 여전히 현실적이고 잠재적인 국지전 위협에 직면해 있다.〉
중국 국방부가 국방백서의 일종인 군사전략백서에서 ‘국지전 위협’을 언급하며 영토주권 수호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해상 군사충돌에 대비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백서에 명시해 최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의 패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특히 백서는 장기적인 국가 안전과 발전에서 해양의 중요성이 커 ‘육지를 중시하고 바다를 경시하는(重陸輕海)’ 전통적인 사고를 깨고 ‘해양 강국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해군의 작전범위 확대를 공식화한 셈이다. 이러한 전략 수정을 두고 ‘이기는 군대’를 강조해온 시 주석의 공격적인 국방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서는 핵전력 강화 방침도 천명했다. 중국군은 전략 미사일을 운용하는 제2포병에 대한 정예화, 효율화를 실현할 것이라며 “미사일의 안전성, 신뢰성, 유효성을 강화하고 전략적 위협과 핵 반격, (핵무기의) 정밀하고 정확한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육해공 3군의 역량 강화를 위해 ▲ 육군은 지역 방어형에서 全 지역 기동형으로 ▲ 해군은 근해 방어에서 ‘근해 방어와 원양 호위’가 결합한 형태로 ▲ 공군은 하늘과 우주가 일체화돼 공격과 방어를 겸하는 방향으로 각각 재편된다.
양위쥔(楊宇軍) 중국국방부 대변인은 ‘해양 강국 및 해양 강군’ 필요성에 대해서는 3가지 형세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중국의 군사전략이 해양 강국이라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그에 따른 국가 해양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강대한 해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무기와 장비가 원거리화하고 정확도가 높아져 해군의 전장(戰場) 범위도 커지고 있어 근해 방어만으로는 국가 해상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해상 안전 문제가 복잡해져 그에 상당한 능력이 요구되는 것도 원양 해군의 필요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와 일본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제프 래스키 美국무부 대변인은 국방백서에 관한 공식논평을 거부하면서 “미국 정부는 백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계속해서 중국의 군사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래스키 대변인은 “중국이 군사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용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워런 美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이 전략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것은 올바른 방향의 행보”라고 짧게 논평했지만, 미군의 남중국해 정찰에 대한 중국측의 비난과 관련해서는 “이것은 항해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우리 임무의 일환”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 안보상황을 미국의 국가안보와 세계경제에 매우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미국은 아·태지역 국가들과 통상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美정부의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 표명과 달리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국방백서 내용을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버나드 콜 美국방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새 군사전략을) 밀어붙이면서 꽤 자신감에 차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을 중단할 가능성은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주 베이징 미국대사관 육군무관을 지낸 데니스 블래스코 美 해군분석센터(CNA) 분석가도 NYT를 통해 “국방백서는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진단했던 중국군의 모든 추세를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이미 예상했던 내용임에도 이것은 새롭고 커다란 성명”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해군력을 향상시키고 해상 작전범위를 원양으로 확대할 것을 천명했다는 점에 가장 주목하면서 남중국해 긴장으로 중국이 해군과 공군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NYT는 전했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WP 인터뷰에서 “국방백서는 (중국이) 지역 헤게모니를 서서히 차지하겠다는 청사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공세적 국방전략으로 인해 남중국해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중국과 미·일(베트남·필리핀·대만·브루나이 등)간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미국의 해상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 진행중인 산호초 매립공사를 계속할 것이고 미국은 저지에 나설 것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90%를 자국의 영해로 선포해놓고 배타적 통제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시도는 국제법에 반(反)하는 행위이다. 만약 중국의 전략이 승리할 경우가 발생하면, 우리는 중동과 유럽으로 오가는 핵심 해상교통로와 서해EEZ 및 이어도 근해수역을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정부는 중국의 해양 전략에 반대하는 미·일·아세안 국가들과 보조를 같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과 6월 중순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는 북한 문제를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 (Konas)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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