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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새로운 모색', 21일 '부시행정부 비판' 성명서 발표

Written by. 코나스   입력 : 2004-06-20 오후 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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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성명서 작성, 아랍권에도 배포...'이라크전 책임'에 집중

▲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
열린우리당의 소장파 의원모임 '새로운 모색'이 21일 오전11시 당사에서 이라크 전쟁의 발발경위에 대한 미국 부시행정부의 해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다.

재선의 송영길 의원 등이 문안을 준비중인 성명서에는 '새로운 모색' 소속 의원들이 대거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포괄적인 반미 성명서'가 되리라는 예상과 달리 주한미군 감축이나 용산기지 이전 등은 다루지 않기로 했다.

송 의원은 2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2002년 출범 후 지금까지 12차례의 청문회를 거친 미 의회 '9.11테러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지난 16일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이라크의 테러 연관성이 없었다'고 발표했고, 이라크전 발발의 근거였던 대량살상무기(WMD)의 존재도 확인하지 못했다"며 "이런 정황이 드러난 마당에 부시 행정부도 동맹국들에게 해명할 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초에는 이라크전에 대한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이 성명서에 들어가지 않겠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대통령 개인을 몰아세울 경우 한미간의 외교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수위 조절을 했다는 후문이다.

우상호 의원은 "운동권출신 의원들이 미국의 대외정책 전반을 비판하려고 한다는 시각은 잘못됐다. 미국이 한반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나라이기 때문에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정확한 정보분석과 신중한 정책결정을 촉구하는 정도의 내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 성명서는 영문으로도 작성돼 미 의회와 주요 외신, 알-자지라 등 아랍권 언론에도 보내질 예정인데,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아랍권 국가들의 선입견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자이툰부대의 규모가 미·영에 이어 3번째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현지에서 우리 군이 테러 위협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라크 파병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게 우 의원의 설명이다.

소장파 의원들의 성명서는 파병에 대한 고민 외에도 미국이 한반도 정책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현실인식이 짙게 깔려 있다. 송영길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명서를 발표하는 이유는 한반도에서도 이런 상황이 재연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주위를 환기해보자는 것이다. 한반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군사적 행동을 취할 때 일어날 수 있는, 가공할 결과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불성실하고 왜곡·과장된 정보에 한 나라가 쑥대밭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아니냐? 부시 행정부에 유사 사태의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 정치사에서 국회의원, 그것도 여당 의원들이 미 행정부를 질책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한미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리라는 전망이다. 여당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일부 보수언론들이 '여당 소장파들의 부적절한 처신' 운운하며 이 문제를 비판적으로 다룰 가능성도 높다.

부시 대통령이 2002년 2월 방한을 앞두고 이른바 '악의 축' 발언 파문을 일으켰을 때는 송석찬 의원(당시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을 '악의 화신'이라고 비난했고, 김성호·송영길·허운나(당시 민주당)·김원웅·안영근(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주한 미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한 일이 있었다.

이라크에서 그 후 전쟁이 일어난 마당에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된 북한을 상대로 한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에 2002년과 2004년 상황의 연관성을 따져보는 시각도 있다. 당시 의원들의 행동에 대해 불쾌감을 안고 있는 미 대사관이 어떠한 대응을 할지도 주목된다.

당 지도부는 "당론도 아니고, 의원 개개인의 소신 표명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냐?"며 짐짓 뒷짐을 지고 있지만, 행여 부시 행정부의 감정을 건드릴 내용이 들어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 천정배 원내대표가 송 의원에게 "한미관계를 고려해 신중히 행동해달라"며 사실상 기자회견을 만류한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소장파 의원들은 성명서가 일으킬 파장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이다. 송 의원은 "일부에서는 외국 정부에 왜 내정간섭을 하냐는 얘기를 하겠지만, 이게 반미성명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사유로 자국 대통령을 탄핵까지 하는 판에 사실에 기초해서 점잖게 동맹국의 잘못을 지적하는 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했다. 성명서 채택을 흔쾌히 수락한 이인영 의원도 "일부의 우려처럼 외교적 파장 같은 게 있으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현미 등 '새로운 모색' 소속의 일부 의원들은 서명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해 성명서 채택을 둘러싼 회원들의 이견도 노출됐다. 김 의원은 "당직(대변인)을 맡고 있어서 동참할 수 없다"고 말했다.(오마이뉴스)

'새로운 모색' 소속 의원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기정 김교흥 김부겸 김선미 김영주 김영춘 김태년 김현미 김형주 노영민 문석호 백원우 복기왕 송영길 안영근 오영식 우상호 우원식 윤호중 이기우 이인영 이종걸 이철우 이화영 임종석 정봉주 정성호 정장선 정청래 조경태 조정식 최용규 최재성 한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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