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존재 이유
‘raison d´être’(reason for being)라는 프랑스어는 철학적 용어로서 Sartre나 Heideggar에 잘 어울리는 낱말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내가 사는 동네에는 6~7천원이면 한 끼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값싼 음식점이 하나 있는데 그 식당의 간판이 <존재의 이유>입니다. 두 큰 대학 사이에서 영업을 하다 보니 이런 철학적인 옥호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는데 근년에는 대학에서도 안 하는 철학을 이 싸구려 음식점에서 하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대한민국은 왜 존재하는가?” 이런 질문을 하나 던져 봅니다. 가지각색의 답이 나올 것입니다. 우리도 거기 끼어서 답을 하나 마련해 봅니다. 그런데 내 대답은 간단명료합니다. “자유민주주의로 국토를 통일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이 들고 나가야 할 깃발은 이거 하나 뿐입니다. 거기에 ‘자유민주주의’라는 여섯 글자만 크게 쓰면 됩니다. ‘복지 국가’니 ‘사회주의’니 하는 표어도 당장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슬로건은 더더욱 불필요한 것입니다. 야당도 집권하려면, 국민과 역사의 박수를 받으려면, ‘자유민주주의’ 밖에는 없습니다. 나는 그 사실은 분명하게 알기 때문에 상당히 ‘지혜롭게’, ‘당당하게’ 이 날까지 살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생각해보세요. 피를 흘려서 자유민주주의를 사수한 대한민국이 ‘친북’, ‘종북’을 용납할 수 있다고 믿습니까? 그것은 큰 착각입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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